[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일본의 공격적인 부양책을 계기로 환율전쟁이 뜨겁게 달아오른 가운데 유로화 강세가 유로론 실물 경기를 강타할 수 있는 한계수위에 달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유로화 강세 흐름은 유럽중앙은행(ECB)을 중심으로 정책자들이 위기 진화에 일정 부분 성과를 거둔 데 대한 금융시장의 긍정적인 평가지만 적정 수준을 벗어난 상승세가 유로존 경제를 위기로 몰아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유로존 은행권이 ECB의 장기저리대출금을 시장 예상보다 대규모로 상환할 움직임을 보인 데 따라 유로화가 강하게 반등, 유로/달러가 1.35달러 선을 다시 밟았다.
하지만 유로/달러가 1.37달러까지 오를 경우 유로존 경제에 찬물을 끼얹을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이날 도이체방크는 유로/달러 1.37달러가 유로존 수출 경쟁력을 훼손하는 한계 수위라고 진단하고, 유로화 강세에 따른 후폭풍을 경고했다.
유로존 회원국의 경제 펀더멘털에 따라 유로화 강세가 미치는 파장이 달라질 수 있지만 1.37달러는 전반적인 악재에 해당하는 환율이며, 유로존 정책자들이 환율 방어에 대한 강한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도이체방크는 내다봤다.
최근 6개월간 유로화는 달러화 대비 7% 가까이 급등했다. 유로화가 강세를 보인 것은 위기 진화를 위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할 것이라는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의 발언을 포함한 내부 요인 뿐 아니라 일본은행(BOJ)의 공격적인 부양 행보가 맞물린 결과라는 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이 3차 양적완화(QE)에 이어 일본까지 유동성 공급을 확대, 통화 평가절하 리스크가 높아지자 유로화의 상대적인 투자 매력이 더욱 높아졌다는 얘기다.
실제로 유로존의 민간 자금 수요가 8개월 연속 줄어들었고, 이탈리아의 소비자신뢰지수가 사상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실물 경기의 지표는 의미있는 개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도이체방크의 길레스 모이크 애널리스트는 “유로화가 실물 경기를 제대로 반여하지 않은 채 지나친 강세를 보이는 움직임이 더욱 우려스럽다”고 전했다.
한편 국가별로 유로/달러의 위험 수위는 프랑스와 이탈리아가 각각 1.24달러와 1.17달러로 파악됐고, 독일과 스페인의 경우 이보다 높은 환율을 감내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인건비가 저렴한 해외 노동 인력을 확보한 한편 하이엔드 시장의 의존도가 높을수록 유로화 상승에 대한 내성이 강하다는 주장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