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은지 기자] 삼성전자, 애플 등에 밀려 고전하고 있는 대만의 HTC가 중국 시장에 보다 집중한다는 전략을 내놨다.
지난 4일 HTC는 컨퍼런스콜에서 매출 대부분을 선진국 시장에 의지해왔던 기존 전략에서 탈피, 중국 시장에 보다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애플의 아이폰 등에 밀려 6분기 연속 판매감소에 시달리고 있는 HTC가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활로를 모색한다는 계획인 것.
이날 HTC는 올 1분기 매출 전망이 전 분기보다 17% 감소한 500억~600억 대만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를 밑도는 수준이다. 영업이익 역시 전 분기 대비 비슷하거나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HTC는 중고가 폰에 집중해왔던 전략을 대폭 수정해 저가 폰을 중심으로 중국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HTC의 수석 재무 담당자(CFO) 창 치아 린은 컨퍼런스콜에서 "현재 판매되는 모델 중 최저가인 1999위안(약 35만 원) 보다 저렴한 1000위안 초중반 대의 저가 폰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애플의 팀 쿡 최고경영자(CEO) 역시 중국 시장을 차기 성장 드라이버로 꼽고 있다는 점이다. 애플의 지난해 12월 중국 내 판매는 지난해 대비 60% 급증한 73억 달러를 기록한 바 있다. 반면 HTC의 중국 내 인지도는 여전히 낮은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유지하면서 대중에 대한 접근성을 높인다는 전략도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고수해온 HTC에는 쉽지 않은 과제다.
HTC 측은 올해 마케팅 예산을 늘리지 않고 주로 '브랜드 인지도' 강화에 힘쓸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달 'M7'으로 명명한 전략 스마트폰을 출시할 예정인 HTC에 대한 전문가들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이를 계기로 성장세가 다시 강화될 것인지 지켜보자는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다. 신제품이 3월 이후 상반기에 반짝 흥행을 이룰 수는 있지만 하반기에는 다시 삼성과 애플의 신제품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이들 제품과 경쟁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HTC는 2010년까지만 해도 미국 안드로이드 시장에서 1위를 기록하는 등 빠른 성장세를 보였으나, 그 이후 삼성과 애플에 밀렸고 신흥시장에서도 중국 ZTE와 화웨이에 치이면서 고전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이은지 기자 (sopresciou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