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권사들의 자산관리규모가 몇 배씩 증가하는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으나 실제 영업 내용을 살펴보면 수익구조는 속빈 강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들은 은행을 통해 위탁판매를 하여 자산관리규모를 늘리고 있지만 출혈 경쟁으로 이익은 거의 늘어나지 않았다. 이른바 과열 경쟁에 따라 ‘제살깎이’식 영업이 성행하고 있는 것이다.
중신증권 자산관리규모 폭증, 이익은 게 걸음
대표적인 증권사 중신증권(中信证券)의 자산관리규모는 현재 2500억 위안을 돌파해 업계 최대 공모펀드인 화샤펀드(华夏基金)의 자산관리규모를 넘어섰다. 중신증권의 자산관리규모는 2012년 4분기 동안 무려 1800억 위안이 증가했다. 하루 평균 약 20억 위안이 늘어난 셈이다.
Wind의 자료에 따르면, 중신증권의 자산관리상품은 총 27개로 당사의 총 자산규모는 147억7900만 위안에 불과하다. 중신증권의 성장속도의 비밀은 은행과의 합작에 있다. 많은 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은행의 이름을 빌려 위탁판매를 한 것이다.
이러한 관행은 업계에서 이미 오래 전부터 있어왔다. 홍웬증권(宏源证券), 궈타이쥔안(国泰君安), 시난증권(西南证券) 등 많은 증권사들이 이러한 방식으로 위탁판매를 해왔다. 중신증권과 마찬가지로 이들 증권사들도 은행 위탁판매의 성과로 규모를 불릴 수 있었던 것.
중국증권업협회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2년 12월 31일 기준 114개 중국 국내 증권사들의 자산관리규모는 1조8900억 위안으로 집계된 바 있다. 이는 작년 3분기 말 기준 9295억 위안에 비해 두 배 가량 불어난 규모다. 하지만 이러한 폭발적인 성장에도 불구하고 가격경쟁이 극심해 이익은 제자리걸음을 걸었다. 이른바 ‘제살깎이’식의 영업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은행 위탁판매의 발전
은행들은 당초 자산관리상품을 판매하는데 있어 증권업계와 합작하는 방식을 취하지 않았다. 은행들은 자기자본비율의 제한을 받기에 이름만 빌려 영업을 하는 형태를 취했다. 처음에는 신탁회사들과 협력하여 자산관리상품을 판매하였다.
2010년 이후 신탁업계는 이같은 영업에서 공전의 발전을 거듭해 왔으나 감독당국의 제재를 받게 됐고 그 후, 은행들은 증권사들과 합작을 하기 시작하였다. 현재 자산관리상품업계에서 은행 위탁판매가 차지하는 비율은 80%에 달한다. 특히, 중신증권, 홍웬증권 등은 자사의 관리규모 중 95%가 은행 위탁업무로 이뤄져 있다.
‘제살깎이’식 영업에 가격경쟁 격화
증권사들의 경쟁으로 인해 은행 위탁업무의 수수료는 매우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자산관리업무의 총 수익이 점점 하락하고 있다. 은행과 신탁회사들이 합작을 하였을 땐, 자산관리상품의 수수료가 평균 0.3%였으나 증권사들의 수수료는 0.01~0.05%로 비교가 안되게 낮다.
증권사들의 자산관리규모가 커지는 것이 회사 이익과 무관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2012년 자산관리업무의 순이익은 26억7600만 위안으로 2011년의 8억9800만 위안과 비교하면 비록 증가세를 보였지만 자산관리규모에 비해 증가폭은 아주 미미한 수준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증권사들의 이러한 경쟁은 업계 발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한다. 또한 은행 위탁판매는 최근 학계와 업계가 주목했던 문제인 ‘그림자 은행’의 핵심사안으로 감독당국로 부터 모종의 조치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베이징대 증권투자연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