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권지언 기자] 오랫동안 안전자산으로 흐름을 함께 해 오던 미국채와 엔화의 연관성이 점차 줄고 있다는 분석이 나와 주목된다.
대개 미국채와 엔화는 글로벌 경기 전망이 흐려져 리스크 회피 심리가 강해질 때 강세를 보여왔고, 반대로 경기 전망이 낙관적으로 바뀔 경우에는 약세를 보이곤 했다.
하지만 10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같은 두 안전자산의 상관성이 점차 줄고 있으며, 최근 엔화 약세에도 불구하고 그만큼 미국채 수익률이 크게 오르지(가격 하락) 않았다고 지적했다.
미국채 10년물 수익률과 달러/엔 환율 간 상관지수는 지난해 0.4로 2003년의 0.9 수준에서 크게 줄었다. 상관지수가 0에 가까우면 두 시장 간 식별할 수 있는 상관 패턴이 없음을 의미한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 금리전략가 샤이암 라잔은 “상관관계가 깨지며 조정되고 있다”면서 “현재의 엔화 약세는 글로벌 경기 반등에 따른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 12월26일 아베 신조 총리 취임 이후 엔화 가치는 그의 적극적인 통화완화 주문 영향으로 달러 대비 9% 하락했지만, 같은 기간 미국채 가격은 0.5% 하락한 데 불과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이 같은 상관관계 약화의 원인이 엔화 약사게 글로벌 투자자들의 심리보다 일본 경제와 더 밀접한 관련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프루덴셜채권 전략가 로버트 팁은 이번의 경우 엔화 약세가 지속될 것 같다면서, 일본이 수출보다 수입쪽으로 옮겨갔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다가오는 해에는 달러/엔 환율이 100엔을 넘어설 것으로 보이고, 반면 미국채 수익률의 최근 상승세는 미국채 매력을 다시 부각시킬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1월 미국채 가격 하락세에 저가 매수세가 등장했고 미국채 10년물 수익률은 다시 2% 아래로 내려간 상황이다.
특히 일본은행의 채권매입이 엔화에 위협이 되는 반면 연준의 공격적 채권매입은 오히려 미국채 가격의 지지 요인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WSJ는 물론 투자자들이 일본의 완화 정책이 너무 약하다고 판단해 엔화가 다시 강세로 돌아가거나, 글로벌 경기 악화로 인한 안전자산 매력으로 엔화와 미국채 방향이 같아 질 가능성도 있긴 하지만, 현재로서는 두 자산의 방향이 엇갈릴 가능성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