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국채 수익률이 추가 상승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 가운데 채권 버블이 붕괴될 경우 은행권이 위기를 맞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통상 저금리 시기에 장기물을 중심으로 채권을 매입하는 은행의 자산 운용 특성상 구조적으로 금리 상승에 대규모 손실을 입을 수 있고, 국채부터 정크본드까지 채권 버블이 몸집을 확대한 만큼 상당한 리스크가 잠재된 상황이라는 얘기다.
12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제러미 스타인 연방준비제도(Fed) 이사는 하이일드 본드를 중심으로 채권시장이 조정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금융권이 상당한 손실을 입을 것으로 경고했다.
각 은행은 보유한 채권 내역을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투자 자산의 정확한 만기와 규모를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장기 채권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은행권의 전통적인 전략이 이번 저금리 환경에서도 되풀이됐고, 채권 금리 상승에 따른 타격을 모면하기 어렵다고 스타인 이사는 주장했다.
실제로 JP모간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전체 포트폴리오 가운데 56%에 이르는 2000억달러를 10년 이상 장기물 채권에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채권 포트폴리오의 평균 듀레이션이 10년 이상이라는 의미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역시 전체 포트폴리오의 약 90%에 이르는 자산이 10년 이상 장기물 채권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금리가 오를 때 장기물의 가격 하락이 크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은행권이 상당한 손실을 입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금리가 오를 경우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수익성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이보다 장기물 채권 가격 하락에 따른 손실이 더 크다고 그는 판단했다.
채권 금리가 1% 상승할 때 BOA의 손실 규모는 약 300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JP모간 역시 금리가 1% 오를 때 60억달러의 손실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채권 버블에 대한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은행권은 잠재적인 리스크가 크지 않고, 충분히 헤지한 상태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실상 시장금리 리스크에 무방비 상태이며, 잠재 손실도 적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특히 이번 버블 경고는 연준 고위 정책자가 직접적으로 언급한 것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