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탁윤 기자]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최근 북한의 핵실험과 관련, 한반도 안보위기 상황에 적극 대처하며 국면전환을 꾀하고 있어 주목된다. 박 당선인은 이른바 '밀봉 인사'와 김용준 국무총리 지명자 중도낙마 등 인사 부실검증 논란 등으로 최근 여론 지지율이 50% 이하로 떨어지는 등 정치적 위기에 몰린 상태다.
더욱이 취임식이 불과 열흘 밖에 남지 않았지만 정부조직개편안이 통과되지 않아 새 정부 출범을 위한 조각(組閣)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지난 13일 교육부와 외교부 등 6개 부처 장관 후보를 발표하긴 했지만 아직 경제부총리 등 10여개 부처 장관 후보에 대한 인선이 남아 있다.
특히 국무총리와 함께 권력의 '빅2'로 불리는 청와대 비서실장 인선도 난항을 겪고 있다. 그런 가운데 박 당선인은 북한의 핵실험으로 불거진 한반도 안보위기 상황을 이 같은 정치적 위기에 대한 지지율 반전의 계기로 삼겠다는 복안이다.
▲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14일 오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교육과학분과 국정과제토론회에 밝은 표정으로 참석하고 있다.[사진: 인수위 공동사진기자단] |
그러면서 "야당도 인사청문회와 정부조직개편안 처리 등에 있어 무조건적 반대만 할 수 없을 것"이라며 "야당의 반대가 새 정부의 발목잡기로 비쳐질 경우 여론의 역풍이 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박 당선인은 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강행한 지난 12일을 전후해 대부분의 일정을 안보위기 챙기기에 집중하고 있다. 핵실험 당일인 12일 오후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단독 회동을 하는가 하면, 13일에는 인수위 외교국방통일분과 국정과제 토론회에 참석해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는 강력한 억지에 기초한 것으로 큰 틀의 변화는 없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지난 14일 고노 요헤이 전 일본 중의원 의장을 만난 자리에서는 새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인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와 관련, "박수는 양손이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면서 "현재 상황은 이런 생각을 진전시키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 당선인은 "북한이 도발하면 협상하고 보상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것이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긴요하다”면서 "북한의 핵 도발은 전 세계를 적으로 돌리는 것이며 이를 통해 북한이 얻을 것이 없다는 데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국제사회의 공조를 당부했다.
이에 앞서 박 당선인은 지난 8일 새 정부의 외교·안보 컨트롤타워인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장관급)에 김장수 전 국방부 장관을 내정한 데 이어, 13일 외교부 장관과 국방부 장관을 우선 발표하며 외교안보라인을 우선 구축한 바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대외 갈등이 내부 갈등을 줄여주는 측면이 있어 북핵이슈가 정치권 여러 문제를 덮어주고 있다"며 "여권 입장에서는 새 정부 출범 지연에 따른 정치적 부담에서 한 숨 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정탁윤 기자 (ta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