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동호 기자] 연초 2040포인트를 넘어섰던 코스피 지수가 한때 1920선까지 하락하며 약세를 보이자 증시 거래대금도 연일 감소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시장의 총 거래대금은 2조 813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최근 6년래 최저치로 이달 들어 코스피 거래대금은 일 평균 3조원대를 기록 중이다.
지난 연말 일평균 4조원대를 기록하던 코스피 거래대금은 2월 들어 3조원대까지 추락했으며, 설 연휴가 끝난 이후 첫 거래일이었던 지난 12일에도 2조원대를 기록했다.
이 같은 거래대금 감소는 뱅가드펀드의 벤치마크 변경에 따른 외국인 수급 악화와 원화강세 및 엔화약세, 기업실적 둔화 우려 등이 증시 전반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우며 투자자들을 위축시킨 탓으로 풀이된다.
박승영 토러스투자증권 스트레티지스트는 "뱅가드 펀드가 벤치마크(BM)를 변경하면서 수급상의 교란 요인이 생겼다"며 "뱅가드의 BM 변경은 올해 6월이면 마무리된다"고 말했다.
FTSE에 따르면, 지난주까지 뱅가드 펀드가 보유한 한국 종목 중 약 25% 정도의 비중이 청산된 것으로 집계됐다.
키움증권 전지원 애널리스트는 "당초 매주 4%씩 한국 종목의 비중을 축소할 것이란 계획을 감안하면, 다소 빠른 속도로 청산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스트레티지스트 역시 "거래대금이 5조원 정도는 돼야하는데, 시장 탄력이 줄었다"며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경기회복에 대한 신뢰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연기금을 제외하곤 지속적으로 매수에 나서고 있는 기관 투자자가 없다는 점 역시 거래위축을 불러오고 있다. 특히 주식형 펀드 환매 등으로 인해 투신권에서 연일 매물을 내놓고 있는 상황.
이날 기준으로 연기금은 15거래일 연속 주식을 순매수했으며, 같은 기간 투신은 5거래일을 제외하곤 모두 주식을 순매도했다.
이 외에도 지난 연말 금융종합소득에 대한 과세기준이 기존 4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강화된 것 역시 증시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종합소득과세 기준이 하향 조정됨에 따라 배당을 목적으로 한 중장기 투자 자금이 줄어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최근 거래대금이 저점 수준에 도달했다는 분석과 함께 증시 반등의 가능성도 엿보이며 투자심리 회복에 대한 일말의 기대감도 흘러나온다.
한편 증시 거래대금 회복을 위해선 그간 위축된 투자자들의 심리와 향후 경기에 대한 전망이 개선돼야한다는 지적이다.
박석현 스트레티지스트는 "증시 거래가 늘어나기 위해선 일단 외국인 투자자들의 거래가 활성화돼야한다"며 "이는 경기전망이 개선되고 국내 기업들의 실적이 회복돼야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연기금의 주식투자 비중 확대와 외부 위탁운용 확대에 대한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뿐만 아니라 연기금 이외의 기관 투자자금 확대와 해외 기관투자자 유지도 추진해야한다는 지적이다.
박종수 금융투자협회 회장은 이달 초 "연기금의 주식투자 비중 확대와 외부 위탁운용 확대, 해외 기관투자자 유치 등을 추진해 자본시장의 수요기반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또 "기관투자자들의 자금 비율이 너무 적다"며 "국민연금만 쳐다보지 말고 시장을 키우고 참여자를 늘려야한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김동호 기자 (good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