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희준 기자] 새누리당이 19일에도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가 난항을 보이자 '국회선진화법 및 인사청문회법 개정안 카드'를 꺼내들며 강온 양면작전으로 야당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민주통합당은 '날치기 행동 선언'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확대원내대책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민주당이) 정말로 계속 구태의연한 행태를 보이면 국회선진화법을 이대로 끌고 갈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국회선진화법 개정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는 민주당이 국회선진화법에 명시된 안건조정위원회를 통해 정부조직법 개정안 쟁점을 다루려는 입장을 주장하는 상황에서 국회선진화법 개정 뜻을 내비쳐 야당을 압박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원내대표는 인사청문회와 관련해서는 "이번에도 (인사청문회가) 잘 안 되면 인사청문회법도 바꿔서 이제는 품위있고 인격살인이 되지 않는 인사청문회가 되도록 제도적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해, 인사청문회 대상자에 대한 야당의 인사 검증 예봉을 무디게 하겠다는 엄포까지 서슴지 않았다.
이 원내대표는 전날 의원총회에서도 "행동으로 뭔가 옮겨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언급해 마치 정부조직법 개정안 강행 처리를 암시하는 듯한 발언도 꺼내놓은 바도 있다.
하지만 이 원내대표가 국회선진화법과 인사청문회법 개정 등에 실제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새누리당측의 설명이다. 새누리당 공보라인 핵심 관계자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언론 앞에서 세게 말한 것"이라고 귀뜸했다.
국회선진화법은 18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통과돼 19대 국회부터 적용되기 시작한 터라 개정 대상이 될 명분이 별로 없는 것도 사실이다.
결국 한편으로 정부조직법 개정안 강행처리 등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다른 한편으로는 협조 요청을 하면서 실제로 민주당의 양보를 이끌어내 정부조직법 개정안 협상을 타결시키겠다는 이중 전략으로 분석된다.
실제 새누리당 지도부는 공개적 발언에서 공세적 입장뿐만 아니라 민주당의 대승적 결단을 촉구하는 유화 메시지를 빼놓치 않고 있다. 원내 지도부 내에서도 역할 분담을 통해 다양한 협상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것이다.
이날 이 원내대표는 국회선진화법 개정 시사 발언을 내놓으면서도 "빨리 원래 선진화법을 만든 취지에 맞게 민주당이 행태를 바꿔줄 것을 정중하게 부탁한다"면서 마지막에는 꼬리를 내리기도 했다.
이날 청와대 정무수석에 인선된 이정현 새누리당 최고위원도 전날 최고위원회의에 나타나 민주당을 향해 "정부조직법 개정안만큼은 정말 한번 도와달라"며 거듭 몸을 낮춘 바도 있다.
민주당은 일단 이 대표의 잇단 강경 발언에 강공으로 대응하고 나섰다.
박기춘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 모두발언에서 이 대표의 발언을 겨냥해 "'행동으로 옮긴다'는 것이 날치기 한다는 것 아닌가. 국회 선진화법은 왜 주도적으로 통과시켰나"라며 "여당 원내대표에 의한 협상거부 선언이자 날치기 선언"이라고 규정했다.
박 원내대표는 "대화 분위기에 오히려 찬물을 끼얹는 이한구 원내대표에 자성을 촉구한다"며 "여당이 날치기 폭력을 추구한다면 국회법에 따라 민주적 방어에 나설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