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부는 출범 초기 공기업 사장들을 측근 인사로 물갈이를 해 국민들의 지탄을 받았다.
이들 공기업 사장 중 몇몇은 전문성이 결여됐다는 지적을 받는데다 업무수행 실적도 좋지 않아 임기와 관계없이 사임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측근 낙하산 인사로 일과한 MB 정부와 달리 새 정부에선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 대로 '대탕평 인사'가 이뤄질 지도 관심사다.
22일 공기업 경영을 공시하는 사이트 '공공기관 알리오'에 따르면 국토해양부 소속 준정부기관과 공기업, 기타 공공기관은 모두 32개에 이른다. 이중 해양수산부가 분리되면 국토교통부 산하기관은 약 22개 정도에 이를 전망이다.
이들 국토교통부 산하기관 중 공기업 중 임기가 1년이 남지않은 기관장은 한국수자원공사 김건호 사장, 한국공항공사 성시철 사장, 한국토지주택공사 이지송 사장 등이다.
이들 기관장 중 이명박 대통령과 인연이 있는 인사는 이지송, 김건호 사장이다. 이지송 사장은 이 대통령과 함께 현대건설에서 일을 했다. 김건호 사장은 4대강 사업을 맡아 이 대통령의 신임을 받았다.
이들 두 사장은 새 정부 출범 직후 퇴임이 유력하다. 이 사장과 김 사장은 모두 지난해 임기가 끝났으나 정권 말 신임사장 선임이 여의치 않아 1년씩 연임됐다.
아직 임기가 1년 이상 남은 MB측근 기관장들은 임기를 채울 것으로 예상된다. 대표적인 경우가 장석효 한국도로공사 사장과 김선규 대한주택보증 사장이다.
장석효 도로공사 사장은 서울시 행정2부시장 출신이다. 전형적인 서울시 공무원 출신이지만 청계천 사업을 수행해 MB측근으로 떠올랐다.
특히 장 사장은 17대 대선 과정에서 이 대통령의 사조직 중 하나였던 '한반도 운하 연구회' 회장으로 재임하면서 국토해양부 장관 후보자에 거론되기도 했다. 이 사장은 내년 6월까지 1년 이상 임기가 남아 있다.
장 사장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고속도로 수송분담율 등 간단한 질문에 답변을 못해 애를 먹었다.
김선규 대한주택보증 사장은 현대도시개발 사장 출신이다. 지난 2009년 김중겸 전 한국전력 사장 등과 함께 현대건설 사장직을 두고 겨뤘다. 현대건설 사장에 선임되지 않은 뒤 지난해 1월 주택금융기관인 대한주택보증 사장으로 취임했다.
민주노총 금융노조는 주택금융 비 전문가인 김 사장의 대주보 사장 취임에 반대하는 행사를 벌이기도 했다.
정창영 코레일 사장은 전문성 결여된 인사하는 비판을 받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감사원 출신인 정 사장은 지난해 국토해양부의 수도권 KTX 민간경쟁에 반대해 갈등을 빚었다. 특히 코레일은 직전 허준영 사장도 경찰청장 출신이 임명돼 낙하산 인사의 '산실'로 꼽히고 있다.
일각에서는 새정부 출범 이후 공기업 사장들의 집단 사임도 예측하고 있다. 앞서 이채욱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은 임기를 8개월 남겨두고 지난달 사임했다.
한 공기업 관계자는 "대통령 측근인사라도 별다른 문제 없이 업무를 수행했거나 임기가 남은 인사는 반강제적으로 퇴임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다만 비전문성에다 업무 수행에도 잡음이 많았던 몇몇 기관장들은 교체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dong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