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박민선 특파원] 지난해 삼성전자와 애플간의 특허 소송에서 삼성의 손을 들어주었던 영국의 담당 판사가 최근 삼성측 변호인단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미국 IT전문매체인 씨넷 등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가 애플 아이패드의 디자인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게시하라는 명령을 내렸던 전 영국 항소법원 판사인 로빈 제이콥이 삼성을 변호하고 있는 로펌에 합류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지난해 초 은퇴 이후 은퇴한 판사도 재판에 참여할 수 있는 법에 따라 지난 10월 삼성과 애플의 소송 판결에 참여한 바 있다.
당시 영국 법원은 삼성이 애플의 특허를 침해한 사실이 없다는 내용의 공지를 애플 홈페이지에 게재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애플이 이와 무관한 내용을 포함해 공지를 하자 애플을 비판하며 재공지를 주문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소송에 참여한지 4개월도 채 되지 않아 제이콥 전 판사가 삼성 측에 합류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특허전문가 플로리안 뮬러는 "만일 삼성과 애플의 소송을 담당 중인 루시 고 판사가 애플의 주장을 기각하고 몇달 뒤 삼성에 특허 전문가로 고용돼 에릭슨과의 소송에 나선다면 사람들이 뭐라고 하겠느냐"고 지적했다.
포스페이턴츠에 따르면 제이콥 전 판사는 삼성과 에릭슨과의 소송 부분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지난 11월 에릭슨이 삼성에 대해 특허 침해를 주장한 데 대해 조사를 진행 중인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이에 대해 "제이콥 경은 삼성 변호인단으로 채용된 것이 아니라 에릭슨 소송에서 법률 컨설팅 제공을 목적으로 당사 법률 대리회사와 expert로 계약한 것"이라며 "변호인단이 아니라 자문역"이라고 해명했다.
[뉴스핌 Newspim] 박민선 기자 (pms071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