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뉴욕증시의 다우존스 지수가 5일(현지시간) 사상최고치를 찍었다.
이날 다우존스 지수는 장 초반 1만4286까지 상승, 종가 기준 2007년 10월 고점인 1만4164.53을 가뿐하게 뛰어넘었다. 장중 기준으로도 전 고점인 1만4198.10을 상회했다.
공교롭게 이번 최고치 경신은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렌 버핏이 주식의 잠재적인 투자 수익률이 여전히 높다며 낙관적인 시각을 내비친 것과 때를 같이 했다.
다우존스 지수가 전통적인 강세장의 흐름을 따른다면 내림세로 돌아서기 전 1만8000선을 밟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하지만 과거의 패턴이 이번에도 이어질 것으로 장담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에 따르면 통상 투자자들은 주가가 최고치를 찍을 때 가장 흥분하며, 개별 종목 매입이나 펀드 투자를 통해 베팅을 확대한다. 주가가 폭락할 때 개미들이 ‘팔자’에 나서는 것과 같은 이치다.
과거 경험으로 미루어 볼 때 지수가 고점을 경신한 후 6개월 이내에 뮤추얼 펀드로 유입되는 자금은 최고치 경신 전 6개월의 세 배에 이른다는 것이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의 분석이다.
사전적으로 강세장은 저점 대비 20% 이상 오를 때를 의미하며, 새로운 고점에서 주가가 20% 이상 떨어지면 강세장이 종료된 것으로 판단한다. 다우존스 지수는 강세장을 연출할 때 평균 28%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때문에 이날 고점에서 전형적인 강세장이 이어질 경우 다우존스 지수가 1만8000선을 넘는다는 것이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의 판단이다. 앞으로 지수가 4000포인트 가까이 추가 상승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문제는 이번 상승장에는 과거에 없었던 변수가 자리잡고 있다는 사실이다. 다름 아닌 연방준비제도(Fed)다. 주가 상승이 거의 전적으로 연준의 전례없는 유동성 공급에 의존한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코노미스트 사이에 경제 펀더멘털과 주가의 괴리에 대한 지적이 꼬리를 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소시에떼 제네랄은 “당분간 주가 상승 흐름이 지속될 수 있지만 연준이 양적완화(QE)에서 한 발 물러설 움직임을 보일 때 투자자들이 선제적인 대응에 나서며 폭락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버핏 역시 주식 투자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보인 한편 연준의 긴축에 따르는 파장을 우려했다.
헤지펀드 매니저인 스탠리 드러켄밀러는 “당분간 상승세가 지속될 수 있지만 랠리는 종료될 것”이라며 “상당히 고통스럽게 종료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파티를 계속 즐기고 싶다면 유동성이 매우 높은 종목으로 투자 대상을 제한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밖에 이번 최고점 경신의 ‘뒤끝’이 우려스러운 이유는 또 있다. 2009년 3월 이후 이어진 주가 상승이 개인 투자자보다 헤지펀드와 단기 트레이더의 손에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강한 ‘뒷심’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