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영태 기자] 한미 양국의 합동 군사훈련인 '키 리졸브'(Key Resolv) 연습이 11일부터 시작되고, 북한이 대규모 국가급 훈련을 계획하고 있는 상황이 포착되면서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한미연합훈련인 키 리졸브연습에 참가한 화학대 요원들이 지난 4일 적 스커트 화학탄 피폭을 가정, 오염된 부두에서 함정의 출입항을 정상화하기 위해 제독을 하고 있다.[사진: 해군작전사/뉴시스] |
양국 군 당국은 자세한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한국군 육해공군의 핵심 전력과 미군의 F-22 스텔스 전투기 및 B-52 전략폭격기 등도 훈련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앞두고 진행되는 올해 키 리졸브 훈련은 한미연합사가 아닌 합참이 주도적으로 작전계획을 수립해 시행한다.
유엔사 군사정전위원회는 지난달 21일 판문점을 통해 북한군에 키 리졸브 연습 일정을 통보하면서 이번 훈련은 현 한반도 정세와 무관한 연례적인 한미연합연습이라고 설명했다.
합참과 연합사는 주한유엔군사령부 회원국인 덴마크, 영국, 호주, 콜롬비아, 캐나다 등 5개국의 일부 병력도 참가토록 했다. 중립국 감독위원회에서 파견된 스위스와 스웨덴 감독관도 훈련을 참관할 계획이다.
◆ 북 노동신문 "최후돌격명령만 남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추가 제재 결의에 반발하고 있는 북한은 키 리졸브 훈련에 앞서 정전협정 백지화와 판문점대표부 활동 중단, 남북 간 불가침에 관한 합의 및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 파기 등을 위협하고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키 리졸브 훈련을 하루 앞둔 10일 "지금 최후의 전면대결전에 진입한 우리 전선군집단을 비롯한 육군, 해군, 항공 및 반항공군 부대들과 전략로케트 군부대들, 노농적위군과 붉은청년근위대들은 최후돌격명령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위협했다.
북한은 키 리졸브 연습에 대응해 이번 주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육해공군, 특수전부대 등이 참가하는 대규모 국가급 훈련을 실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북한이 동해와 서해상에 항행금지구역을 설정한 것 등을 고려할 때 KN-02 단거리미사일 등을 발사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군 당국은 분석했다.
우리 군은 이번 훈련기간 북한군의 군사도발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 대북 감시태세를 강화하고 대비태세를 한 단계 격상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과거와 다르게 각종 재래식 무기를 가지고 강도높게 군사 훈련을 하고 있고 특수부대나 잠수함, 항공기 등 아주 다각적으로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며 "북한은 상상못할 방식으로 도발하겠다는 식으로 이야기 하지만 우리도 눈과 귀를 다 열어놓고 예의주시하고 있고 도발하면 바로 대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 당국은 특히 11일이 북한이 판문점 통신선을 차단하고 그 시각부터 정전협정과 남북 불가침 선언을 전면 무효화하겠다고 못박은 시점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북한 인민군 최고사령부는 지난 5일 대변인 성명을 통해 이번 한미 군사훈련을 '전쟁연습'으로 규정하고 "11일부터 형식적으로 유지해오던 정전협정 효력을 완전히 전면 백지화해버릴 것"이라며 일방 통보한 바 있다.
북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도 지난 8일 발표한 성명에서 정전협정이 백지화되는 11일 남북 간 불가침 합의들이 전면 무효화한다고 엄포했다.
◆ 청와대, 주말에도 비상점검체제 가동
이에 청와대는 최근 고조되고 있는 북한의 도발 위협에 대비해 주말에도 비상점검체제를 가동하고 비상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도 관저에 머물면서 수시로 북한 동향 및 대응 방안과 관련된 보고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청와대는 지난 8일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주재로 열린 외교안보정책조정회의에서 북한이 도발할 수 있는 각종 예상경로와 함께 대응태세를 점검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연평도·백령도 등 북한과 가까운 지역에 대한 국지도발 ▲수도권 및 여러 지역에 대한 동시 도발 ▲4차 핵실험을 포함한 핵 관련 도발 ▲테러 등 비정형적 도발 등 예측할 수 있는 다양한 도발 가능성에 대해 점검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여러 가지 북한이 공격할 수 있는 루트와 관련해 모든 가능성에 대한 대응태세를 점검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