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2월 고용 지표가 개선되자 월가 투자가들 사이에 연방준비제도(Fed)의 출구전략 및 금리인상 가능성에 더욱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이 때문에 연준이 매입한 자산을 매각하지 않고 출구전략을 시행할 수 있다고 밝힌 벤 버냉키 의장의 발언이 새롭게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연준이 긴축에 돌입, 보유한 자산을 매각할 경우 국채 수익률이 가파르게 상승할 여지가 높은 것은 물론이고 이 때문에 연준 역시 평가손실을 볼 수 있다.
더구나 양적완화(QE)는 일본을 제외하고 지구촌 경제에 전례 없는 정책이며, 따라서 중앙은행이 급팽창한 대차대조표를 별다른 충격 없이 정상 수준으로 되돌린 사례도 전무하다.
QE 종료에 대한 관측이 높아지는 한편 구체적인 방법과 파장에 대한 의문이 투자가들 사이에 크게 번진 것도 이 때문이다.
출구전략을 시행하기 위해 자산을 매각할 필요가 없다고 밝힌 버냉키 의장의 발언에 투자가들은 반색하는 것이 아니라 더욱 혼란스러운 표정이다.
자산을 매각하지 않고 초과지급준비금에 대해 이자를 지급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지만 이 역시 효과적이지 않다는 비판이다.
컴벌랜드 어드바이저스의 로버트 아이젠바이스 리서치 디렉터는 “현실 세계에서 구체화하기 힘든 대책”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실상을 모르는 소리”라며 “금융시스템의 수요 탄력성에 대해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으며, 지금부터 지급준비율을 대폭 올리기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준 내부에서도 자산을 매각하지 않고 인플레이션을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은 현실적으로 생각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고개를 들고 있다.
매크로이코노믹 어드바이저스의 안툴리오 봄핌 매니징 디렉터는 “중앙은행의 대차대조표를 정상 수준으로 돌리는 과정에 정책금리와 시장금리가 크게 들썩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연준이 결국은 자산을 매각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충격을 최소화하려면 점진적으로 진행하고 시장과 충분히 소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클레이스의 딘 마키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의 대차대조표가 3조달러에 이른 점을 감안할 때 자산을 매각하지 않을 경우 인플레이션이 크게 치솟을 것”이라며 “출구의 시기와 방법은 답이 없는 문제”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