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강혁 김연순 기자] 31조원 규모의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이 좌초하면서 금융권의 손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 개발사업은 52억원의 어음을 막지 못하고 결국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졌다. 사실상 최종 부도로 파산절차에 돌입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용산개발사업 주체인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이하 드림허브)는 전날 마감인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 이자 59억원을 갚지 못해 디폴트 상태에 들어갔다.
앞서 드림허브 최대주주인 코레일은 드림허브가 대한토지신탁으로부터 받아야 하는 손해배상청구소송 승소액 257억원 가운데 보유 지분(25%)에 해당하는 64억원에 대해 지급보증을 해 이자 납입금을 마련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대한토지신탁이 승소액 257억원 전액에 대해 지급보증 등을 요구하면서 협상이 무산돼 결국 이자를 내지 못하게 됐다. 대주단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이에 따라 투자자로 나섰던 국민연금 등 연기금과 은행, 보험사, 증권사 등의 손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자금 회수 방안 등이 마련될 것으로 보이지만 손실이 얼마나 커질지는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기관투자가 중에서 드림허브에 가장 많은 자금을 댄 국민연금은 공식입장을 자제하면서 대책논의에 들어갔다. 국민연금은 KB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부동산펀드를 통해 각각 1000억원과 250억원 등 총 1250억원을 투자했다.
국민연금의 투자는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논란이 됐던 부분이다. 당시에도 대주주인 코레인과 롯데관광개발이 갈등을 빚으면서 자본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어 사업 추진이 불투명한 상태였다.
투자 당시 국민연금 내부의 리스크관리실은 "토지를 매입하면 위험하고 민원 위험이 존재한다"며 투자에 보수적인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국민연금은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의 자문보고서를 통해 "토지 매입가 및 직접 공사비가 오를 수 있지만 이런 리스크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지 않을 것"이라며 적극적인 투자의견을 제시, 투자에 나섰다는 지적을 받았다.
용산개발사업에는 미래에셋그룹과 푸르덴셜, 삼성생명, 우리은행 등도 출자했다. 미래에셋그룹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을 통해 490억원 규모를 참여했고, 푸르덴셜은 770억원, 삼성생명 300억원, 우리은행 200억원 등이다.
이와 관련, 금융당국은 아직까지는 별다른 파악에 나서지 않고 있다.
당국의 한 관계자는 "용산역세권 개발 부도에 따른 손실을 아직 파악하지는 않고 있다. 개발기업이 아닌 프로젝트에 대해선 따로 들여다보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사업자체가 진척된 게 없어 은행 등이 크게 걸려있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