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소영 기자] 홍콩 당국이 신규 기업공개(IPO)분야 최강자의 명성을 회복하기 위해 상장조건 완화 및 절차 간소화 등 제도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나섰다.
21세기경제보도(經濟報道)는 13일 홍콩 당국이 해외기업에 대해 홍콩거래소 상장 추진시 편의성을 높여주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새로운 규정을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홍콩증권거래소는 올해 1분기 안에 '해외기업 상장에 관한 연합정책성명(有關海外公司上市的聯合政策聲明·이하 정책성명) 수정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해외기업이 홍콩증시에서 IPO를 실행할때 상장 조건을 완화하는 등의 내용이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홍콩증권거래소의 대변인은 "홍콩 증권감독회와 함께 해외기업의 홍콩증시 상장을 위한 관련 규정 간소화 작업 외에도, 4곳의 지정 상장기업 설립지 외의 해외기업이 더욱 편리하게 홍콩에서 기업공개에 나설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콩증권거래소는 상장기업의 설립지를 버뮤다, 케이맨제도, 중국 본토 및 홍콩으로 제한하고 있다. 이 때문에 홍콩거래소의 상장적격 국가에 포함되지 않은 국가의 기업은 버뮤다 등 지정지역에서 페이퍼 회사를 설립한 후 홍콩거래소에 상장이 가능해 해외 기업의 홍콩 상장이 사실상 제약을 받고 있었다.
홍콩증권거래소는 지난 2007년부터 관련 심사를 완화하고 상장적격 국가를 점차 확대하고 있다. 한국도 지난해 8월에야 상장적격 국가으로 승인을 받았기 때문에 현재까지 홍콩증시 메인보드에 상장된 한국계 기업은 전무한 상태다.
한편 이번 홍콩거래소는 이미 다른 국가의 거래소에 상장된 해외기업의 홍콩증시 제2상장을 장려하는 정책을 마련 중이다. 홍콩거래소 관계자는 상장 감독관리 방침을 보다 투명하고 명확하게 수정해 홍콩에서 2차 상장을 준비하는 해외기업들에게 편의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콩거래소의 통계에 따르면, 작년 6월 28일 기준 세계 최대 규모 원자재거래업체 글렌코어 인터내셔널, 국제적인 구리광 개발회사 카작무스 등 9개 해외업체가 홍콩에서 2차 상장을 진행했다.
한편 기업 IPO 유치에 있어 아시아의 최강자로 군림했던 홍콩은 싱가포르의 매서운 추격으로 2000년대 초반부터 그 지위를 위협받아왔다. 홍콩 당국은 2007년부터 해외기업 홍콩상장을 위한 강력한 장려정책을 시행, 지난 2009년~2011년 세계 최대의 IPO시장 지위를 되찾았으나 세계 경제침체 등으로 2012년 부터 신규 상장 실적이 급격히 감소했다.
2011년 상반기의 경우 총 38개기업 244억2000만달러의 융자를 실현했으나 1년뒤인 2012년 상반기에는 신규 상장 33개사에 융자금액도 41억9000만달러로 줄어들었다. 이에따라 2012년 홍콩증시는 IPO 규모에서 세계 1위에서 5위시장으로 밀려났다.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