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우동환 기자] 다우지수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과거 IT 버블 당시에 논쟁을 불러왔던 "다우 3만 6000 포인트" 전망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지금까지는 실패한 전망으로 분류되면서 조롱의 대상으로도 평가됐지만 이 전망을 내놓은 제임스 클래스맨이 자신의 과거 주장에 대해 해명하고 나서 다시 논쟁이 불거지고 있다.
지난 8일 "다우 3만6000"의 공동 저자인 제임스 글래스만은 블룸버크 통신에 올린 글을 통해 과거 자신의 이런 예측이 실현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글래스맨은 먼저 지난 1999년에 발간한 자신의 저서에서 "이 같은 목표치를 달성하기까지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릴지 예상하기 어렵다면서도 3년에서 5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성급한 전망을 내놓았다"고 반성했다.
하지만 그는 다우지수가 지난 2009년 3월 저점에서 지금까지 117% 상승했다는 점을 지목하면서 자신이 과거 책에서 제시했던 기간 전망이 앞으로 적용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앞으로 4년간 추가로 117% 상승한다면 다우지수가 3만 1022포인트까지 상승할 것이며 이는 자신의 예상에서 그리 멀지 않은 수준이라는 것.
글래스맨은 "다우 3만6000"에서 증시의 상승 전망에 대한 근거로 투자자들이 종종 위험 요인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과 미국 증시의 성장 배경을 꼽았다.
투자자들의 위험 요인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지만 와튼 스쿨의 제레미 시겔 교수의 통계에서 볼 수 있듯이 주식 시장은 채권 시장보다 변동성이 오히려 더 적다는 설명이다.
그는 저서가 발간된 1999년 이후 투자자들은 IT버블 붕괴와 911 사태, 일본 대지진과 같은 예측할 수 없는 일('블랙 스완')을 겪으면서 위험 요인에 민감해졌다고 분석했다. 투자자들이 이런 불안감은 주식 가치를 상당히 낮은 수준으로 밀어내는 결과를 초래했기 때문에 앞으로 이 같은 공포 심리가 약해지면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또 경제 성장률 역시 연준의 정책 노력 등으로 3%~4% 수준까지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면서, 이 역시 주가를 부양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글래스맨의 이런 주장이 투자자들의 잘못된 믿음을 부추길 수 있다는 반론도 나오고 있다.
12일 데이비드 웨이드너 칼럼니스트는 마켓워치에 올린 논평을 통해 글래스먼의 재등장은 과거 그의 실패를 떠올리게 한다고 경고했다.
웨이드너는 "다우 3만 6000"이 나오기 전 다우지수는 1만 선을 눈앞에 두고 있었지만 책이 출간된 후 6600선으로 떨어졌다고 꼬집었다.
그는 글래스맨이 3%~4% 경제 성장률을 언급하면서 주식 가치와 경제 성장 전망과 관련해 투자자들의 신뢰를 자극하고 있지만 미국 경제가 2% 성장세에서 허덕이고 있으며 글로벌 경제 역시 악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이런 주장은 가늠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웨이드너는 또한 투자자들이 과거 10년간 발생했던 악재들을 무시하고 현재 가치에서 두 배 이상 주식에 투자하는 것을 기대하는 것은 일종의 '주가 상승에 대한 맹신'을 기대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그는 현재 투자자들은 과거 IT버블 등과 같은 충격을 경험했기 때문에 여전히 주식 시장과 거리를 두고 있는 사람이 많다는 점을 지적했다.
글래스맨이 저평가된 일부 기술주들을 언급하면서 주식 시장이 저평가된 상태라고 주장했지만, 이런 일부 기술주들이 최근 다우지수의 최고치 경신을 설명해주지는 못한다고 웨이드너는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우동환 기자 (redwax@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