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중국의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행장에는 지난 10년 동안 중국의 통화정책을 주도해온 ‘미스터 런민비’ 저우샤오촨(周小川) 행장이 예상대로 연임됐다. 저우 행장은 65세로 이미 퇴직 연령이 됐음에도 이번 양회에서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부주석에 당선되자 연임이 유력시 됐었다.
그의 연임은 중국이 금융개혁을 앞으로 계속 유지하며, 금리와 환율에 대한 정부 통제를 완화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시진핑 지도부는 집권 초기 인플레 예방에 주력하면서 안정 성장을 유지해나간다는 경제 운영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저우 행장의 유임 카드를 선택했다는 게 경제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중국의 국부펀드 중국투자공사(CIC)의 수장 러우지웨이는 재정부장으로 발탁됐다. 이 또한 재정 개혁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러우지웨이는 1994년 재정수입 개혁을 주도한 인물이다. 중앙정부의 재정수입을 대폭 늘림으로써 지난 20년 동안 중국 경제의 고속 성장을 받쳐주는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하지만 이같은 집중 재정시스템은 이미 현실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 러우지웨이가 현 상황을 역전시킬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즉 지방정부가 더 많은 재정수입을 걷도록 제도를 개선하는 것이다.
새 내각의 경제 라인으로는 가오후청(高虎城) 상무 부부장이 상무부장으로 승진 발탁됐고, 실권자로 불리는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에는 쉬사오스(徐紹史) 전 국토자원부 부장이 임명됐다.
중국 자본시장의 감시자인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의 새 주석에는 샤오강(肖剛) 전 중궈(中國)은행장이 임명됐다. 올해 54세의 ‘젊은피’인 샤오강 신임 주석은 중앙은행인 런민은행에서도 15년 간 일한 경력이 있다.
하지만 전임자인 궈수칭(郭樹清) 주석에 비해 지명도가 낮은 편이다. 그가 과연 자본시장 개혁을 단호하게 추진할 수 있을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를 감지한 샤오강 신임 주석은 기자회견에서 “기존의 정책을 연속하겠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궈수칭 전 주석은 내부자거래 척결, 해외 투자자들에게 중국시장 개방 확대, 감독관리기관의 역할 축소 등을 추진해왔다. 때문에 중국의 시장화 개혁의 선구자로 불려왔다. 하지만 18개월 만에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대신 궈 전 주석은 산둥(山東)성 성장으로 선임될 예정이다. 이는 경제관리에서 쌓아온 능력을 현장에서 직접 써먹어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가 1~2년 후 중국 중앙은행의 차기 총재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중국은 또 전인대 표결을 통해 장가오리(張高麗) 정치국 상무위원을 사실상의 경제부총리에 선임하는 등 4명의 부총리단을 확정했다. 장가오리 상무위원은 재정 세무 금융 담당 부총리로, 류옌둥(劉延東) 국무위원은 과학기술 교육문화 담당 부총리 결정됐다. 또 왕양(汪洋) 전 광둥성 서기와 마카이(馬凱) 정치국원은 각각 발개위 국토자원 주택건설분야와 농업 소수민족 담당 부총리 직무를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