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권지언 기자] 영국 정부가 2013년 예산안에서 경제성장 전망을 하향 조정한 가운데 조지 오스본 영국 재무장관이 영란은행(BOE)의 역할 강화를 주문했다.
20일(현지시각) 의회에서 발표한 연례 예산 성명에서 오스본 장관은 독립 기구인 예산책임청(OBR)이 영국 경제가 올해 0.6%, 내년에 1.8%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며 BOE가 경기 부양에 더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전망치는 앞서 지난 12월 OBR이 제시한 올해와 내년 영국 성장 전망치 1.2%, 2%에서 각각 하향 조정된 결과다.
오스본 장관은 성명에서 BOE의 연간 물가안정 목표는 2%를 유지하겠지만 그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면서, "우리가 지난 5년간 목격한 것처럼 낮고 안정적인 인플레이션은 번영을 위한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경제성장 전망치 하향에도 불구, 자신의 경제 정책은 효과를 보이고 있다면서 긴축 정책은 고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오스본 장관은 설비투자 증가와 중앙은행에 대한 의무 강화, 중소기업에 대한 보험료 부담 완화, 2015년까지 20% 법인세 도입(선진국 중에서 최저 수준) 등의 경기 부양 노력을 제시했지만 전체적인 경제전망의 후퇴로 인해 재정 균형을 기반으로 한 이들 정책에 대한 평가는 퇴색됐다.
한편, 영국 노동당의 에드 밀리반드 당수는 오스본이 취임 당시 긴축 정책의 아픔은 ‘좋은 시절’이 돌아올 때 충분히 가치 있을 것이라고 했지만 3년이 지난 지금도 달라진 것은 없다고 비난했다.
그는 “뼈아픈 처방책들을 써오며 영국 국민들의 고난이 3년째 계속 되고 있지만 진전은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오스본 장관은 예상보다 오래 걸리고 있긴 하지만 영국 경제 문제를 느리지만 확실하게 해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신 그는 BOE 역할을 강조하며, "BOE의 새 임무는 통화정책위원회(MPC)에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에 다시 도달하기까지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릴지 분명히 밝히게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변화는 앞으로 BOE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와 비슷한 방식으로 운영하게 만들 수도 있다는 의미다. 연준은 현재 경기부양책을 얼마나 오래 지속할지와 관련해 갈수록 명확한 신호를 보내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