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키프로스에 대한 구제금융 지원 문제가 가닥을 잡지 못한 가운데 유로화가 4개월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주변국 국채가 상승한 반면 외환시장에서 유로화는 키프로스를 둘러싼 불확실성과 독일 제조업 경기 둔화를 악재로 약세 흐름을 나타냈다.
21일(현지시간) 뉴욕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는 0.28% 하락한 1.2897달러에 거래됐다. 유로/엔은 1.43% 급락한 122.40엔을 기록, 유로화는 엔화에 대해서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달러/엔은 1.16% 하락한 94.90엔을 기록해 엔화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달러 인덱스는 0.05% 소폭 내린 82.83을 나타냈다.
예금자 과세안을 부결시킨 키프로스는 구제금융 지원을 받기 위한 차선책 마련에 난항을 겪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은행권 긴급 유동성 지원을 25일까지만 연장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상황은 더욱 벼랑 끝으로 몰리는 양상이다.
러시아가 키프로스 정부 측의 50억유로 차관 제공에 대해 난색을 표하는 가운데 EU와 국제통화기금(IMF)은 예금자 과세안을 승인, 전향적인 자세를 취하지 않을 경우 은행시스템이 커다란 리스크를 맞는 한편 유로존 탈퇴 압박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BNP 파리바의 피터 고라 외환딜러는 “부채위기가 다시 수면 위로 부상한 데다 유로존 성장 엔진인 독일 경기가 둔화되고 있다”며 “이는 곧 ECB의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예고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웨스트팩 뱅킹의 리처드 프라눌로비흐 외환 전략가 역시 “독일 제조업 경기 악화는 ECB의 추가 완화 여지를 높이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3월 독일 구매관리자협회(PMI) 제조업 지수는 48.9를 기록해 전월 50.3에서 예상밖으로 하락했다.
반면 미국 경제지표는 호조를 이뤘다. 2월 경기선행지수가 0.5% 상승해 3개월 연속 오른 한편 시장 전문가 예상치인 0.4%를 상회했다.
3월 필라델피아 제조업지수 역시 2.0을 기록해 전월 마이너스 12.5에서 크게 개선됐고, 2월 기존주택 판매가 0.8% 늘어난 498만건으로 3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로존과 미국의 경제 펀더멘털 측면의 기온차로 인해 유로화가 추가 하락할 것이라는 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모간 스탠리의 한스 레데커 외환 전략 헤드는 “단기적으로 유로화는 1.2660달러 선까지 밀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엔화 환율과 관련, 크레디트 스위스는 기술적 저항선인 96.71달러 선이 깨질 경우 100엔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