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시진핑 국가 주석과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22일 크렘린에서 악수하고 있다. [출처:AP/뉴시스] |
- 가스프롬·로스네프티, CNPC와 양해각서 체결
- 아태, 중동에서 미국 영향력 확대 견제 움직임
[뉴스핌=권지언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첫 해외 방문지인 러시아에서 푸틴 대통령과 본격적인 에너지 협력 강화에 합의했다.
22일(현지시각) 모스크바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양국은 그간 지지부진 했던 가스 및 석유 관련 협력을 강화하기로 하고, 러시아 국영가스회사 가스프롬과 국영석유기업 로스네프티, 중국석유천연가스집단(CNPC) 등이 동석해 협력 관련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사흘 간의 일정 중 첫날 푸틴 대통령과의 회동을 끝내고 나온 시 주석은 기자회견 자리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으러 여길 온 것이 아니다”라면서 첫 해외 방문지로 러시아를 택한 것은 “중국이 러시아와의 관계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를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세계에서 에너지 소비가 가장 많고 또 가장 빨리 늘고 있는 중국으로서는 세계 최대 석유 및 가스 생산국 중 하나인 러시아가 매력적인 협력 대상일 수 밖에 없다.
러시아 역시 역동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는 중국의 에너지 시장에 진출하고 서방국에 집중되던 석유와 가스 거래를 다각화하고자 하는 니즈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날 가스프롬과 CNPC가 체결한 양해각서에 따르면 가스프롬은 2018년부터 30년 간 연 380억㎥의 천연가스를 중국에 공급하게 된다. 가스프롬 CEO 알렉세이 밀러는 연간 공급량이 600억㎥로 늘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정도 규모라면 중국은 독일을 제치고 러시아 천연가스 최대 수입국이 될 수도 있다. 지난해 독일의 러시아 천연가스 수입 규모는 330억㎥였다.
양측은 오는 6월 법적 조건들을 명시한 문서에 서명하고 장기 공급에 관한 본계약은 올해 말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다.
로스네프티 역시 중국에 대한 원유 공급을 연 3100만t으로 현재 보다 두 배 가까이 늘리기로 했고, 25년간 중국에 원유를 공급하는 조건으로 중국개발은행으로부터 20억 달러의 차관도 제공받기로 했다.
로스네프티는 또 CNPC와 유전개발 파트너십 역시 맺기로 했는데, 러시아가 전략적인 석유 부문에 있어 중국에 이 같은 상당한 참여 권한을 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 주석은 러시아와의 이 같은 협력 강화를 통해 아시아태평양 및 중동 지역에서 점차 확대되는 미국의 영향력을 견제하겠다는 계획이다.
한편 이날 회담에서는 이란 핵문제와 한반도 정세, 아프가니스탄 상황 등 지정학적 이슈들에 대한 논의도 진행됐고, 이 밖에 경제, 통상, 문화, 인적 교류 등 다각적인 협력 약속도 오고 간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