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우수연 기자] 은행연합회 홈페이지에서 신용등급별 대출금리와 가산금리가 공시되자 KB국민은행은 억울한 표정만 지었다.
중소기업 신용대출의 최근 3개월 평균 금리가 8.89%로 은행권에서 가장 높다는 비판을 받았다. 또 가산금리까지 가장 높은 6.06%로, 지방은행인 경남은행의 가산금리 2.50%보다 훨씬 높았고 검찰의 금리조작 혐의로 압수수색을 받았던 외환은행의 가산금리 2.95%(중소기업 물적 담보대출 기준)였던 점에 비교해 눈총을 더 받았다.
하지만 국민은행 나름 억울할 만한 이유가 있었다. 은행 측은 “비교공시가 도입되면서 여러가지 논란이 있고 각 은행별로 등급 구간이 차이가 있다보니 동일선상에서 비교하긴 어렵다”며 "각 은행별로 타깃층이 다른 만큼 이를 감안해야하며 신용 우량 등급의 고객만 대출을 해줄 수도 있는 등 미흡한 부분이 많아 아직 공시 체계가 자리잡는 과도기적인 현상"이라고 밝혔다.
은행별 대출금리와 가산금리 비교공시가 완벽하지 못하면서 금리를 단순히 비교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다.
가계 일반 신용대출의 경우 외국계, 지방은행을 중심으로 대출금리가 더 높게 나타났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이하 SC은행)은 지난 2월 가계 일반 신용대출자들에게 평균 11.10%의 대출 금리, 8.26%의 가산 금리를 매긴 것으로 나타났다. SC은행에 이어 씨티은행이 다음 순위를 차지했다. 씨티은행은 대출금리 7.28%, 가산금리 4.76%를 책정했다.
산업은행이 가장 낮은 평균 4.74%의 대출금리를 적용해왔고 가산금리도 1.87%로 가장 낮았다. 그러나 산업은행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신용 6~10 등급은 대출하지 않기 때문에 단순 비교는 어렵다.
SC은행은 해명자료를 통해 ”2005년부터 1금융권과 2금융권의 사이 대출 사각지대에 있는 고객층을 타깃으로 한 상품을 내놓다보니 상대적으로 가산금리가 높게 책정됐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한 애널리스트는 “외국계 은행이 특별히 가계 신용 대출 금리를 높게 책정하는 것은 한국의 가계부채가 심각해 시스템 확장 등을 통해 무리하게 신용대출을 늘릴 이유가 없기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은행별 신용등급체계가 다른 것을 감안하지 않고 1~10등급으로 기계적으로 분류해 통계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은행연합회는 “은행별로 다른 신용등급체계를 10등급 체계로 통일하여 공시하고 있는데, 이는 은행 자체 신용등급간 순서는 유지한 상태에서 신용등급별 범위를 조정한 것에 불과해 이 과정에서 통계의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우수연 기자 (yes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