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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원장에 또 '재정부 낙하산'…"노대래, 자격 미달"

기사등록 : 2013-04-01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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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료출신 경쟁법 비전문가…김영주 "박근혜 정부 경제민주화 포기"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 내정자
[뉴스핌=최영수 기자] 청와대가 관료출신 비전문가를 공정거래위원장에 내정하면서 ‘한만수 낙마’에 이어 또 다시 ‘부실 인사’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경제민주화’를 이끌어야 할 막중한 자리에 전문성이 떨어지는 인사를 내정한 것에 대해 ‘박근혜 정부가 사실상 경제민주화를 포기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청와대는 지난달 30일 신임 공정위원장에 기획재정부 차관보 출신인 노대래 전 방위사업청장을 내정했다.

◆ 공정거래 전문성 부족한 경제관료

노 후보자는 1956년 충남 서천 출생으로 서울고와 서울대 법학과, 서울대 행정대학원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쾰른대 재정경제학 박사과정 수료했다(1998년).

1979년 행정고시(23회)에 합격한 이후 경제기획원과 국무총리실, 재정경제부, 조달청 등을 거쳐 재정경제부 정책조정국장과 기획재정부 기획조정실장, 차관보 등을 역임한 전형적인 경제관료다.

공정거래 업무와 관련해서는 1982년 8월부터 1986년 3월까지 3년 7개월간 경제기획원 공정거래실에서 사무관으로 근무한 바 있다.

현행 공정거래법(제37조)에는 공정위원장을 비롯한 위원의 자격으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 또는 소비자 분야에 경험 또는 전문지식이 있는 자’로 규정하고 있다(표 참조). 이는 전문성이 없는 ‘낙하산 인사’를 막기 위해 지난 2007년 자격 조항을 강화한 것이다.

위법행위에 대한 판단이 매우 어려운 공정거래법 특성상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점을 감안하면, 노 후보자는 공정위원장의 자격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한 경쟁법 전문가는 “공정위원장은 경쟁법 특유의 전문성을 요하는 자리”라면서 “노 후보자가 그런 자질과 전문성을 갖췄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공정위 대변인실 관계자는 “노 후보자가 공정거래실 기업2과와 공정거래총괄과에서 4년 가까이 공정거래 업무를 맡은 바 있다”면서 “관련 규정상 자격조건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공정위가 재정부 산하기관?

하지만 김동수 전 공정위원장에 이어 잇따라 재정부 출신 관료가 ‘낙하산 인사’로 오는 것에 대해 공정위 내부에서도 불만이 적지 않다.

공정위가 장관급 독립기관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재정부 산하기관’ 쯤으로 치부하는 현실에 대해 회의를 느끼는 직원들이 많다.

재정부 1차관 출신인 김동수 전 위원장도 전문성 부족에도 불구하고 소비자정책과장(1998.1~2000.1) 경력을 근거로 공정위원장에 임명된 바 있다.

김 전 위원장에 이어 또 다시 재정부 출신 인사가 내정되자, 공정위 직원들 사이에서는 ‘재정부 산하기관으로 전락하는 것 아닌가’ 하는 위기감마저 감돌고 있다.

한 정무위 관계자는 “공정위원장과 위원들의 자질을 높이고 전문성을 강화하고자 법을 개정했는데도 그 취지가 인사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관료를 임명하려면 차라리 공정위 내부에서 찾는 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야당 "전문성 미흡…철저히 자질 검증"

정치권에서도 벌써부터 ‘부실 인사’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한만수 낙마’에 이어 또 다시 비전문가가 내정되자 인사청문회를 벼르고 있는 분위기다.

민주통합당 정무위 간사인 김영주 의원은 노 후보자에 대해 철저한 자격 검증을 예고했다.

김영주 의원은 “관료 출신이 경제민주화를 소신껏 추진할 지 의구심이 든다”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경제민주화를 포기한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노 후보자가 “순환출자 규제는 과잉규제가 될 수 있다”며 대기업 규제에 적극 반대했던 것은 그의 자질에 치명적인 약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에 대해 노 내정자는 지난달 30일 기자들과 만나 “(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경제민주화 정책을 확실하게 추진하겠다”면서 의지를 표명했지만, 진정성이 얼마나 통할 지는 의문이다.

이번 인사청문회는 노 후보자의 공정거래 전문성과 경제민주화 의지에 대해 철저한 검증이 쟁점이 될 전망이다.



[뉴스핌 Newspim] 최영수 기자 (drea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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