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희준 기자] KB국민은행이 이달부터 국민주택기금업무를 재개하면서 주택청약종합저축 시장에 미칠 여파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때마침 정부가 아파트 등 주택거래를 활성화시키겠다며 1일 종합 대책을 내놓은 시점과 겹친다.
주택청약종합저축은 국민주택 등을 공급받기 위해 적금이나 일시 예치식으로 가입하는 것으로 일정기간 저축을 유지하면 청약 자격이 발생한다.
청약 목적 이외에도 저금리 시대를 맞아 2년 이상 통장을 보유할 경우 연 4%의 금리가 적용돼 단순 예금, 적금으로의 매력도 갖고 있는 상품이다.
3일 은행권에 따르면, 주택청약종합저축에 대한 경쟁은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는 근로자재산형성저축(재형저축) 만큼 '후끈' 달아오르지는 않을 전망이다.
우선 지난해 말 현재 1170만계좌 규모를 보이고 있는 주택청약종합저축 시장 자체가 점차 정체 상태로 접어들고 있다.
주택청약종합저축과 관련해 총괄 수탁은행을 맡고 있는 우리은행 관계자는 "(주택청약종합저축 시장은) 줄지는 않고 조금씩 늘고 있지만, 현재는 정체상태고 포화상태"라고 말했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2009년 5월에 시작된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계좌수는 그해말 885만 계좌에서 1년 만에 1054만계좌(2010년 말)로 불어났지만, 이후 1123만계좌(2011년 말), 1176만계좌(2012년 말)로 둔화세다.
1년새 늘어나는 신규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계좌수가 출범 첫해에는 168만계좌였지만, 69만 계좌→53만 계좌로 해마다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인구 감소 등 구조적으로 장기 불황에 접어든 부동산 시장과 청약이 필요치 않는 미분양 물량 적체도 주택청약종합저축 통장에 대한 수요 감소를 부채질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민은행 역시 주택 청약 타깃층보다는 금리 혜택 주목층을 노리는 분위기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주택청약저축 가입자에 대한 수요가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금리면에서 시중은행 상품에 대해 떨어지지 않고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시중 은행마다 금리상품이 천차만별인 재형저축과 달리 주택청약종합저축은 금리나 소득공제 혜택이 단 한 가지로 똑같은 데다 전 금융기관을 통해 1인 1통장 제도로 한정되는 것도 재형저축 시장과 경쟁 구조가 다른 점이다. 재형저축은 분기당 300만원 한도 내에서 다계좌 개설이 가능하다.
재형저축 상품이 중도 해지 시 비과세 혜택이 없어지고 대부분 금리 혜택이 낮아지는 것처럼 주택청약종합저축도 중간에 은행을 옮기면 기존 청약통장 가입 기간이나 납입 금액 등이 인정되지 않는다. 기존 고객의 이탈도 쉽지 않은 것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각 은행별로 고객 유치 경쟁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기존 고객을 빼내는 데 목표를 두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시장 자체의 파이를 키우겠다는 것이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