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우동환 기자] 미국 경기 회복 기대감에 기업공개(IPO) 시장에 활기가 돌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동남아 시장이 동북아 시장을 앞지르면서 각광을 받고 있다.
미국의 경우 IPO 자체는 활기를 얻지만 중소 기업은 여전히 이런 추세에서 벗어나 있는 것이 문제다. 오바마 행정부가 미국의 신생기업 지원법을 내놓으면서 중소기업 육성에 나서고 있지만 실제 업체들이 느끼는 효과는 그리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지난 1일 블룸버그 통신의 집계에 따르면 1분기 미국 기업들은 IPO를 통해 총 89억 1000만 달러의 자금을 끌어 모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한 규모.
1분기 가장 대표적인 IPO 사례로 꼽히는 헬스케어 업체인 조에티스 경우 화이자에서 분사 후 지금은 166억 달러의 가치로 평가받고 있다. 주가 역시 공모가에서 27% 상승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미국 경기 회복 기대감에 상장 기회가 늘어나고는 있지만 기업들의 IPO 의욕은 엇갈리고 있다. 중소 기업의 상장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기 때문.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집계에 따르면 매출 기준 10억 달러 이하 기업들의 IPO 건수는 63건으로 지난해 4월 미국의 신생기업 지원법(JOBS)이 통과되기 이전 80건에서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JOBS는 중소기업의 상장을 촉진하기 위해 고안된 법안이지만 까다로운 IPO 조건으로 신생 기업들이 오히려 기피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블룸버그 통신이 지난 1월 주요 투자은행들을 대상으로 JOBS 효과에 대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이 법안이 긍정적인 효과를 미친다고 답한 응답률은 29%로 지난해 여름 조사 당시의 응답률인 55%를 크게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지난 1분기 미국 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조한 흐름을 보인 아시아 시장에서도 의미 있는 변화가 감지됐다.
1분기 글로벌 IPO 시장에서는 동남아시아가 빠르게 성장했다. 2일 자 파이낸셜타임스(FT)는 딜로직의 자료를 인용해 지난 1997~1998년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동남 아시아 시장에서 진행된 IPO 규모가 동북 아시아 시장을 추월했다고 소개했다.
1분기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시장의 IPO 규모는 19억 달러로 일본을 제외한 동북아시아의 IPO 규모 14억 달러를 앞지른 것이다.
이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동남아시아 시장에 대한 투자 수요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홍콩과 상하이를 중심으로 한 전통적인 시장은 다소 힘이 빠지는 모습.
골드만삭스의 조나단 펜킨 아시아 증시 담당 수석은 "확실히 동남아시아 시장이 유망하다"면서 "이는 자금 유입 동향을 보면 알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말레이시아는 총선 이후 전력회사인 말라코프를 포함해 IPO 움직임이 더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우동환 기자 (redwax@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