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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실무 경험이 부족한 데다 금산분리(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분리)에 대해 반대 입장을 표명하는 등 박근혜 대통령과의 국정철학과도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명박 정부의 '4대 천황' 가운데 한 명인 강만수 전 회장을 밀어내고 박근혜정부의 낙하산 인사가 내려와 모양새가 좋지 못하다는 뒷말도 있다.
5일 국회 정무위 소속 의원은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홍 교수는) 흔히 (산은지주 회장) 물망에 올랐던 사람이 아니지 않았느냐"며 "대략 물망에 오른다는 얘기는 무난한 사람이 이런 사람이다. 어느정도 산은지주를 경영하기에 괜찮다는 것인데 그렇지 않은 사람이 튀어나오니 낙하산 논란이 나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융권에서는 그간 산은지주 회장 후보군으로 진동수 전 금융위원장과 권혁세 전 금융감독원장, 임종룡 전 국무총리실장 등의 이름이 거론됐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기식 의원은 자신의 블로그에서 "(홍 교수 내정은) 전문성 부족만이 아니라, 박근혜 대통령과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늘상 강조해 온 국정철학의 공유조차 의심스러운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금융위는 지난 3일 대통령업무보고에서 "대주주 적격성 심사제도를 전금융업권으로 확대하겠다"고 보고했지만, 실제 지난해 6월 제출한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에는 이 부분이 빠져 있는데 여기에 홍 교수가 관여했다는 이유에서다.
김 의원은 "규제개혁위원회가 '대주주에 대한 동태적 적격성 심사' 부분을 빼 버렸기 때문"이라며 "홍 내정자는 이러한 결정을 내린 규제개혁위원회 위원이었고 규제개혁위원회 277회, 278회에도 참석해 조문삭제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또 "그는 금산분리를 '금융산업 발전의 족쇄' 라고 정면비판한 인물"이라고 지적했다. 홍 내정자는 2008년 '왜 금융선진화인가'라는 공동 저서에서 "계속 금산분리 원칙을 고집하면 우리 금융산업의 조속한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금산분리는 박근혜 대통령의 대표적인 경제민주화 관련 대선 공약이다.
실제 새누리당 대선 정책공약을 보면, "금융회사의 고객 자산이 대규모기업집단의 지배구조에 활용될 경우 고객이익 보호원칙과 상충될 가능성이 상존한다"면서 "2008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은행과 산업의 관계에 좀 더 보수적인 원칙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금산분리 강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도 이날 성명을 통해 "박 대통령의 '경제공부모임'에 참여했고 인수위원까지 지냈지만, 거수기에 불과한 사외이사 말고는 금융 경험이 전무한 인사를 한국 정책금융의 핵심인 산은금융 회장으로 내정한 것을 코드 인사와 낙하산 말고 달리 설명할 단어가 있는가"라고 지적했다.
노조는 또 "홍 내정자는 불행히도 박근혜정부의 금융정책과는 반대되는 생각을 가진 인물"이라며 " 정권 창출에 보은하는 낙하산 인사가 브레이크 없이 나가다 보면 이렇게 어이없는 참사가 발생하는 법"이라고 비판했다.
전성인 홍익대학교 교수(경제학)는 "(홍 내정자는) 조직을 운영한 경험이 없어 전문가라 하기 어렵고 누가 봐도 낙하산"이라며 "산은이 산적한 문제를 생각해보면 여러가지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좋은 의사결정을 하면서 헤쳐 나갈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기대보다는 우려가 앞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