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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의 진술 번복한 최태원 회장 왜?

기사등록 : 2013-04-08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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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강필성 기자]  “2010년에서야 사건 자체를 알았습니다. 이 일에 전혀 관련(involve)되지 않았고 이 일에 대해 전혀 모릅니다. 다른 건 몰라도 꼭 말하고 싶은 것은 단지 그것뿐입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지난 1월말 1심 재판 최후 진술이다. 당시만 해도 그가 눈물까지 보인 이 진술이 뒤집어질 거라고 생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이날 최태원 회장은 징역4년을 받고 법정 구속됐다. 때문에 최태원 회장의 항소심 첫 공판의 충격은 적지 않았다는 평가다.

최태원 회장은 8일 서울고등법원 제4형사부(부장판사 문용선) 심의로 열린 첫 번째 항소심에서 기존 ‘베넥스인베스트먼트 펀드 조성 과정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기존 진술을 뒤집었다. 펀드 조성 과정에 관여했고 이를 주도했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다.

아울러 최태원 회장의 동생 역시 최태원 회장의 주도 펀드자금 조성 및 스스로 SK가스 등의 계열사를 통해 펀드자금을 적극적으로 조성했다는 점을 인정했다. 다만 공통적으로 펀드의 자금 450여억원의 인출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펀드는 조성했지만 계열사 자금의 횡령으로 꼽히는 핵심적인 행위에는 일체 가담하지 않았다는 논리를 내세운 것이다.

법정에서 진술 번복은 드문 일이 아니지만 양날의 칼로 꼽히기도 한다. 진술 자체의 신뢰를 깎는 만큼 자칫 주장이 재판부에 받아드려지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이날 검찰은 최태원 회장 변호인 측에 ‘거짓말 퍼레이드’라는 단어까지 써가며 공격했다.

그럼에도 최태원 회장 형제가 진술을 번복한 까닭은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1심의 최태원 회장의 실형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당시만 하더라도 최태원 회장의 실형 가능성은 거의 언급되지 않던 사안이었다. 아울러 이같은 결과를 자초하게 된 원인이 거짓 진술에서 비롯됐다는 내부 평가가 결정적이었다.

이날 최재원 부회장은 변호인을 통해 “검찰의 공소에 모두 무죄를 받고도 참담했다”며 “어쩔수 없이 시도한 방어막이 원심의 추론에 치명적으로 그릇된 판결을 이끌어내 최태원 회장 명예에 누를 끼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2011년 가을 검찰이 당시 SK CEO였던 나를 수사한다는 얘기를 듣고 최태원 회장에게 ‘아무런 걱정말고 경영에 전념해달라’고 말하고 수사 대응을 전담했다”며 “11월 최태원 회장을 수사한다는 것을 알게 되고 당황해 최태원 회장이 무관하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최재원 부회장이 형의 방어막이 되겠다는 결심은 오히료 독이 됐다는 설명이다. 실제 최재원 부회장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에 반해 최태원 회장은 징역 4년의 선고를 받았던 것.

변호인 측은 “거짓진술로 인해 펀드인출에 제3의 인물이 있을 가능성에 대해 논의되기 보다는 주도한 것이 최재원 부회장이냐, 최태원 회장이냐로 흘러갔다”고 분석했다.

이날 최태원 회장과 최재원 회장은 진술 번복에 대해 검찰과 재판부에 대해 사과의 의사를 표했다.

문제는 이제부터다. 이같은 최태원 회장 측 주장과 새로운 논리가 항소심 재판부에 어디까지 받아드려지고 또 어디까지 입증될 수 있느냐는 점이다. 무엇보다 제3의 인물로 꼽힌 김원홍 SK해운 전 고문은 이미 해외에 나가있는 상태.

이들의 진술 번복은 과연 약이 될까, 독이 될까. 앞으로의 재판에 눈길이 모이는 이유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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