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조윤선 기자] 중국 위안화 가치가 일본엔화에 대해 반년새 20% 넘게 상승하면서 중국 제조업체들의 수출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10일 중국 신경보(新京報)는 9일 100엔 대비 위안화 환율이 6.2949위안(1위안은 15.8859엔)으로 위안화 가치가 엔화에 비해 지속적인 상승세를 나타냈다고 보도했다. 이는 6개월새 엔화에 대한 위안화의 가치가 20%나 치솟은 것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중국의 위안화가 가치가 엔화에 대해 이처럼 빠르게 평가절상된 가장 큰 요인은 일본의 강력한 통화완화 정책 때문이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총재 취임 이후 처음 열린 금융정책결정회의(3∼4일)에서 일본은 장기국채와 상장지수펀드(ETF), 리츠 등 자산 매입 규모를 확대하고 본원통화(자금공급량)를 연 60조~70조엔씩 2년 내 2배로 늘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2년내 물가 2% 인상' 목표를 조기 실현하기 위해 실시된 조치로 알려진 일본 정부의 과감한 양적 완화로 시장 유동성이 확대되면서 엔화 가치 하락이 두드러졌다.
9일 엔화의 대달러 환율은 일본 도쿄외환시장에서 한 때 전 거래일보다 0.5엔 높은 99.33엔에 거래돼 3년 11개월만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1달러당 100엔 돌파는 시간문제라는 지적도 나왔다.
아울러 미국 달러에 대한 위안화 환율 유연성 결여도 엔화에 대한 위안화의 가치를 피동적으로 끌어올렸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9일 100엔 대비 위안화 환율은 6.2949위안으로 최근 4거래일만에 위안화의 대 엔화 환율이 6.74%나 하락(위안화 가치 절상)했다.
이에 따라 수출 제조 업계 전문가들은 중국의 수출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관측과 함께 우려를 표시했다. 중국 금융 전문가 자오칭밍(趙慶明)은 "일본의 수출 부진이 경제 불황의 근본 요인이 아님에도 일본이 자국의 통화 가치를 절하해 수출을 진작시키고자 한다"며 "이로 인해 중국의 대 일본 수출은 직격탄을 맞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위안화가 평가 절상될 경우 핫머니가 일본에서 중국으로 대거 유입되면서 외국환평형기금이 지속적으로 늘어나 중국의 인플레 압력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당국의 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일간 수출입 총액은 708억7000만 달러로 작년 동기대비 10.7%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은 중국의 5대 무역파트너로 일본이 중국 수출입 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3%다. 하지만 일본이 작년 하반기 양적 완화를 실시하면서 그 해 6월부터 중국의 대 일본 월별 수출입 규모가 전년 동기대비 하락세를 지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엔화 가치가 1%씩 평가 절하할 때마다 중국의 대 일본 수출도 전년 동기대비 1% 이상 축소된다고 분석했다.
한편 엔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중국인들의 일본 유학이나 일본 관광 비용이 20%이상 내렸음에도 일본 관광이나 유학을 떠나는 중국인들은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핌 Newspim] 조윤선 기자 (yoons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