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희준 기자]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사진)은 15일 남은 임기를 다 채우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지만, 연임에 대해서는 명확한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어 회장은 이날 서울 강남구 삼성1동 코엑스B홀에서 열린 '2013 KB굿잡 우수기업 취업박람회'에 참석, 임기를 다 채우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물론이다. 그걸 왜 물어보느냐"고 말했다.
어 회장은 또 "KB는 민간기업"이라며 "그러니까 (임기를 채우는 것에) 큰 문제는 없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 지분이 없는 KB금융지주와 산은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의 차별화를 부각, 중도 사퇴 의사가 없음을 못 박은 것이다.
하지만 어 회장은 연임 의사에 대해서는 분명한 메시지를 내놓지 않았다. 연임을 시도하느냐는 물음에 "그건 제가 결정할 사항은 아니고 사외이사들이 결정할 사항"이라고 답했다.
이어 본인의 의사가 있어야 되는 것 아니냐는 확인에도 "아직은 그런 얘기는 말씀 못 드리겠다"고만 했다.
기자들은 이후 수차례 연임에 대한 어 회장의 의사를 재확인하려 했지만, 그는 끝낸 입을 열지 않았다. 연임 생각이 있다고 해석해도 되느냐는 확인에도 어 회장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어 회장이 연임 도전에 대한 가능성을 이같이 완전히 닫아두지 않음에 따라 어 회장의 연임 도전 가능성은 일단 열려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어 회장이 설사 연임 의사를 표명한다고 해도 연임이 쉽사리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실제 어 회장이 이같은 거취 관련 입장을 내놓은 후 KB금융지주 한 사외이사는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본인이 응모하는 거야 다 되지만 되는 게 문제"라며 "(연임은) 여러 가지 모양이 안 좋은 것 같다. 이팔성 회장도 그만두고 그간 여러 문제들이 원만하지만은 않은 것 같다"고 귀띔했다.
이는 박근혜 새 정부의 금융권 수장 물갈이와 함께 어 회장이 ING생명한국법인 인수 실패와 ′ISS보고서 사태′ 등을 겪으면서 사외이사 9명과 갈등을 빚어온 상황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KB금융지주 회장 선출 방식은 전적으로 사외이사 9명으로 구성되는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에서 결정된다.
이와 함께 어 회장은 남은 임기를 보장받는 대신 연임을 포기하기로 금융당국과 합의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서는 "정부하고 특별하게 말씀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면서 '거래설'을 일축했다.
어 회장은 "그냥 열심히 국가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새정부가) 일자리 창출이나 서민금융에 굉장히 신경을 많이 쓰고 있는데, KB는 노력해 나가려고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