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월가 투자가들이 물가연동채권(TIPS)을 공격적으로 매도하고 나서 주목된다.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QE)에도 물가가 안정적인 추이를 보이자 US 뱅코프를 포함해 인플레이션 헤지에 열을 올렸던 월가 투자가들이 TIPS ‘팔자’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펀드 조사업체 모닝스타에 따르면 관련 뮤추얼펀드에서 3개월 연속 자금 순유출이 발생했다. 이는 2008년 금융위기가 발생한 이후 최장기 기록이다.
2009년 이후 임금은 1.9% 상승하는 데 그쳐 이전 3년간 평균치인 3.1%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상품 가격 역시 연초 이후 슈퍼사이클의 종료를 주장하는 의견이 꼬리를 물 정도로 약세 흐름이다. 특히 금값이 가파르게 내리꽂히고 있다.
2008년 이후 연준이 2조3000억달러를 웃도는 유동성을 금융권에 공급했지만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경고했던 투자가들의 전망은 보기 좋게 비나갔다.
하지만 최근 5년 만기 TIPS의 RUDD 소비자물가지수가 연율 기준 2.18% 이상 상승해야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투자 매력이 낮다는 데 무게가 실린다.
업계 이코노미스트는 물가 상승률이 올해 1.9%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2014년 전망치 역시 2.1%에 불과하다.
US 뱅코프의 댄 헤크만 웰스 매니지먼트 채권 전략가는 “고용시장의 한파가 여전하고, 임금 상승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어 당분간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리스크는 지극히 제한적”이라며 “이 같은 상황이 TIPS 시장에 반영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따르면 2009년 이후 TPIS는 매년 평균 9.4%의 수익률을 올리며 3.41%의 수익률을 올린 국채시장을 큰 폭으로 앞질렀다. 반면 올들어 상황은 역전됐다. 국채시장이 1.93%의 수익률을 기록해 1.27%를 기록한 TIPS를 따돌렸다.
프랭클린 템플턴 인베스트먼트의 마이클 마테라소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소비자들이 수요 측면에서 물가를 끌어올릴 수 있을 정도로 소득이 증가하기까지는 일정 기간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은 당장 시급한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바클레이스의 마이클 폰드 글로벌 인플레이션 리서치 헤드는 “경제 지표 부진이 TIPS 매도를 더욱 자극하고 있다”며 “매크로 경제 약화와 상품 가격 하락으로 인해 이 같은 움직임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