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우동환 기자] '아베노믹스'로 글로벌 시장에 대량으로 풀린 유동성을 경계해야 한다고 세계 최대 채권펀드 운용사 핌코(PIMCO)의 대표가 지적했다.
15일 핌코의 모하메드 엘-에리언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파이낸셜 타임스에 올린 기고문을 통해 최근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 유동성의 홍수로 시작된 파티가 종국에는 눈물을 삼키면서 끝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엘-에리언은 일본의 국채매입 프로그램이 이미 글로벌 금융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중앙은행의 막대한 유동성이 전 세계 투자 지형을 바꾸고 있어 단기간 흥겨운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지만, 인위적인 성장을 진짜 실물 경제의 성장으로 어떻게 전환할 수 있는지 또 장기적으로 글로벌 통화 시스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본이 내놓은 부양 정책은 연준의 제3차 양적완화(QE3) 규모와 비슷한 수준으로, 일본이 미국 GDP의 1/3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막대한 규모로 평가된다.
엘-에리언 CEO는 금융시장이 이미 발 빠르게 일본 정부의 의도를 간파하고 각 금융상품에 가격을 반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엔화가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 최근 엔화의 약세 움직임은 주요 선진국들의 묵인으로 탄력을 받고 있으며 이들은 외환시장 개입과는 다른 시각으로 일본 정부의 움직임을 해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시장이 일본 경제가 더는 중앙은행이 풀어 놓은 유동성을 흡수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면 일본에서 자금이 빠르게 이탈할 수 있다고 그는 경고했다. 특히 이런 현상은 채권시장에서 시작되어 증시와 다른 위험 자산으로 파장이 확산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엘-에리언은 이 같은 현상이 펀더멘털과는 무관하게 발생할 것이라고 분석하면서 이 때문에 금융 시장에서는 일본은행의 행보에 단기적으로는 환호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인위적으로 높은 자산가격이 추락할까 우려의 시선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무엇보다 일본의 정책은 다른 중앙은행들로 하여금 비슷한 완화 정책을 채택하도록 부추기고 있어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게다가 일본의 부양 정책은 금융시장 기능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중앙은행의 정책만으로는 부족하며 정책 당국자들과 정치권, 기업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뉴스핌 Newspim] 우동환 기자 (redwax@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