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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채권발행 '기록'.. 일본계 자금 '흥청'

기사등록 : 2013-04-16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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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은행권, 달러 조달해 해외로 확장

[뉴스핌=김사헌 기자] 일본은행(BOJ)이 막대한 돈 풀기에 나섬에 따라 아시아 채권 발행시장이 뜨겁게 달궈지고 있다. 지난해 급성장한 이 시장이 올해 숨고르기에 나설 것이란 당초 예상과 판이한 추세가 형성된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북한의 도발과 중국의 경기 둔화 소식에도 불구하고 높은 수익률에 목마른 투자자들, 특히 일본 투자자들이 이 시장으로 몰려들고 있다는 소식.

지난주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국가와 기업들이 달러화와 유로 그리고 엔화 표시로 발행한 채권이 모두 75억 8000만 달러에 이르러 사상 두 번째 주간 기록을 세운 것으로 집계했다고 16일 자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딜로직(DeaLogic) 데이터를 인용해 보도했다.

2013년 들어 지난주까지 아시아 채권 누적 발행 규모는 547억 2000만 달러를 기록, 같은 기간 기록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469억 3000만 달러에 비해 17%나 증가한 것이다.

발행 주간사를 맡은 은행들이 전한 소식에 의하면 특히 지난주 채권 수요는 일본 투자자들로부터 많이 나왔다. 도이치뱅크의 애널리스트는 BOJ의 양적완화에 따라 일본 투자자들이 해외 고수익 대안투자를 원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 먼저 투자등급 채권부터 수혜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일본 투자자들 외에도 인공적으로 낮아진 저금리 시대에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의 활발한 아시아채권 수요가 기대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완화정책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기대 때문에 2%를 넘던 10년물 재무증권 수익률은 1.7% 초반까지 후퇴했다.

지역시장에 위험이 없는 것은 아니다. 올 상반기 아시아 지역 기업의 실적 전망이 불투명하고 신규발행 규모가 많은 데다 북한 위협이 지속되고 유로존 위기도 말끔히 가시지 않았기 대문이다.그러나 은행 관계자들은 북한 위협이나 중국 경기둔화에도 불구하고 이 시장은 크게 신경쓰지 않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한편, 이날 블룸버그통신은 일본 시중은행들이 양적완화 정책에 따라 당분간 엔화 대출 마진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 해외 대출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달러화 조달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시가총액 기준으로 일본 2위 지역은행인 시즈오카은행이 2002년 이후 처음으로 달러화표시 채권을 발행했다. 2018년 만기 5억 달러 규모인 이 채권은 제로쿠폰으로 발행됐다. 보수적인 것으로 알려진 시즈오카은행의 이 같은 행보는 일본 은행권의 분위기를 잘 보여주는 것이라고.

블룸버그의 자료에 의하면 일본의 장기 엔화 대출 평균이자율은 2월 현재 0.942%로, 1% 아래로 떨어졌다. 글로벌 장기 달러화 대출 평균 이자율 3.348%와 비교할 때 2.4%포인트나 스프레드가 벌어진 것인데, 이렇게 매력적인 금리차를 누릴 기회가 일본 내에서는 찾기 힘들다.

일본 3대 메가뱅크 중 한 곳인 미쓰비시 UFJ 금융그룹도 미국에서 에너지 및 설비분야 대출을 늘릴 방침이며, 미쓰이 스미토모 금융그룹은 해외사업 확대를 위해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의 달러화표시 채권 발행 계획을 제출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러한 일본 시중은행의 해외사업 확대 추세는 국내 대출을 늘려 경기를 진작하려는 일본 정부와 중앙은행의 의도와는 어긋나는 부분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기업들이 당장은 적극적으로 대출 수요를 늘리지 않고 있기 때문에 시중은행이 초과 유동성을 해외로 돌릴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일본 시중은행 관계자는 국내 기업의 대출 수요가 아직은 점진적으로 늘어날 뿐이기 때문에, 당장은 마진이 높은 해외대출 쪽으로 눈이 가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메가뱅크의 경우 달러 자금조달 여건이 워낙 좋아 기회로 여기고 있으며, 이 조달한 자금을 대출에 사용하지 않더라도 그냥 해외 증권을 매수하는 것으로도 충분히 실적을 올릴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고 SMBC 닛코 증권의 애널리스트는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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