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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룩셈부르크 FDI, 미-영-독의 6배나 되는 이유는?

기사등록 : 2013-04-29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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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작년 네덜란드-룩셈부르크 FDI 5조8천억달러...조세피난처 찾은 기업들 때문"

[뉴스핌=김윤경 국제전문기자] '조세 피난처(Tax Haven)' 논란이 점증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 정부가 재정난에 시달리면서 이른바 '검은 돈'들을 추적해 세금을 추징하겠다고 눈에 불을 켜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자본주의의 큰 허점 중 하나인 빈익빈 부익부 문제 역시 이 과정에서 더 부각됐기 때문이기도 하다. 많이 가진 '1%'들이 세금조차 회피하고 있다는 것은 덜 가진, 혹은 못 가진 '99%'들에게 커다란 상대적 박탈감을 안겨준다. 불평등이 심화되면 사회는 불안해질 수밖에 없다.

이달 초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대표적 조세 피난처 버진아일랜드에 금융계좌를 두고 세금을 피해 자산을 은닉하고 있는 일부 거물급 인사들을 폭로한 것은 그래서 파장이 컸다. 이후 조세 피난처를 이용하고 있는 한국인들의 명단도 분석이 끝나는 대로 발표될 것이라는 소식도 전해졌다.

버진아일랜드 파장은 유럽에서도 크다. 네덜란드와 룩셈부르크, 스위스 등이 그래서 요즘 외신 헤드라인을 자주 장식하는 주인공들이다.

28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도 이들 국가들이 언급됐다. 조세 피난처로 '애용'되는 네덜란드와 룩셈부르크에 지난해 말까지 들어온 외국인직접투자(FDI) 규모가 무려 5조8000억달러에 이른다는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에 따른 것으로 이러한 FDI 규모는 미국의 FDI(3조1000억달러)와 영국(1조3000억달러), 독일(9800억달러)의 총합보다 더 크다는 점에서 균형이 맞지 않아 보인다.

OECD에 따르면 지난해 네덜란드에 몰린 FDI는 총 3조5000억달러. 그러나 실제 네덜란드 경제에 흘러든 돈은 5730억달러에 불과하다.

대표적인 조세 피난처인 룩셈부르크(출처=슈피겔)

그렇다면 나머지는? 3조달러에 가까운 외국인 자본은 특수목적법인(SPC)으로 흡수됐다. 대개가 대기업들이 세금을 회피하기 위해 만든 것이다.

룩셈부르크의 경우도 다르지 않다. 전체 FDI가 2조2800억달러인데 실제 경제에 들어간 자금은 1200억달러에 불과하다.

앙헬 구리아 OECD 사무총장은 지난달 조세 피난처에 자금이 몰리고 있는 것과 관련해 이런 발언을 한 적이 있다. 구리아 사무총장은 "세금 계획(Tax planning; 납세자가 세금을 최대한 합법적인 방법으로 각자의 상황에 맞게 조정하여 최소화하는 과정)은 대개 합법적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것 때문에 조세수입이나 조세통치권, 조세정의 등에 심각한 위협이 올 수 있다"고 했다. 그만큼 세금 거두기와 조세정의 실현이 어려워졌다는 얘기다.

FT는 재정이 악화된 나라들이 법인세를 더 깎아주는 등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혈안이 돼 있어 이런 상황은 더 심화될 수 있다고 봤다. 꼭 조세 피난처까지는 아니더라도 세금을 덜 낼 수 있는 곳으로 이익을 이전시키는 행위는 더 늘어날 수 있는 셈이다.

포르투갈이 경우 지금까지 24%였던 법인세율을 내리기로 했고, 영국도 법인세율을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가장 낮은 20%까진 낮출 계획이다. 

애플 구글 스타벅스 등 덩치 큰 다국적 기업들은 대개 조세 피난처에 이익의 상당부분을 돌려두고 본국에선 세금을 최대한 피하고 있다. 유럽 기업들도 조세 피난처에 몰리고 있다. FT는 지난 2010년 세금을 적게 낼 수 있거나 아예 내지 않는 나라에 유럽 기업들이 7680억달러를 투자했으며 이는 미국 기업들이 투자한 8240억달러에 육박하는 규모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김윤경 국제전문기자 (s91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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