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랠리를 멈추지 않는 주식시장과 달리 상품시장 투자자들은 경기 둔화 리스크를 가격에 적극 반영하는 움직임이다.
연초 이후 ‘팔자’에 무게를 둔 상품 시장 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특히 공격적인 매도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은 물론이고 유로존 주변국 국채까지 강세장을 연출하고 있지만 아직 최악의 상황이 지나가지 않았다는 것이 상품시장 투자자들의 진단이다.
29일(현지시간) 리서치 업체 EPFR 글로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26일까지 상품 관련 뮤추얼 펀드에서 90억2000만달러의 자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집계됐다.
블랙록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상품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서 85억달러의 자금이 상환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중국과 미국의 경제지표가 둔화되면서 펀드매니저들 사이에 경계하는 움직임이 두드러진다는 지적이다.
VTB 캐피탈의 앤드리 크루첸코프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경제는 여전히 최악의 위기를 벗어나지 못했다”며 “상품 가격이 반등하기 위해서는 실물 경기의 수요가 확인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투자자들은 중국의 성장 동향을 눈여겨 살피는 모습이다. 중국의 인프라 건설과 원자재 가격이 강한 연결고리를 형성하기 때문이다.
시카 웰스 매니지먼트의 제프 시카 최고투자책임자는 “현재 가장 커다란 우려는 중국의 경기 둔화가 시장 예상보다 급격하다는 점”이라며 “중국의 성장 부진에 따른 파장이 작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ING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코언 스트래트만스 전략가는 “투자자들이 위험자산 내에서 상대적으로 안전한 자산을 선호한다”고 전했다.
상품 관련 펀드매니저들은 가격 반등 시기를 올해 하반기로 점치고 있다. 선진국 중앙은행의 부양책이 본격적인 효과를 드러내는 시점에 원자재 역시 상승할 것이라는 계산이다.
한편 19개 상품 가격을 추종하는 톰슨 로이터-제프리스 CRB 인덱스는 이달 약 6% 하락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