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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조선중심 그룹재편...장기불황에 '흔들려'

기사등록 : 2013-05-05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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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김홍군 기자]샐러리맨 출신의 강덕수(63) 회장이 일군 STX 신화가 무너지고 있다. 장기불황의 여파로 유동성이악화된 STX는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조선 중심의 미니그룹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이미 채권단에 주주 의결권을 위임하고, 구상권 포기각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진 강덕수 회장이 오너의 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 조선 중심 미니그룹으로 가닥 

㈜STX, STX중공업, STX엔진 등 STX그룹 3사는 지난 3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자율협약에 의한 채권금융기관 공동관리를 신청했다.

자율협약은 일종의 사적워크아웃으로, 채권단이 자산을 공동관리하고, 금융지원을 받는 된다. 산업은행 측은 오는 6일 채권단 전체회의를 갖고 자율협약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자율협약 신청은 조선 부문의 핵심 계열사만 남기고, 나머지는 정리하는 사업구조 개편의 일환이다. 앞서 STX조선해양도 지난달 채권금융기관 동의로 자율협약을 추진키로 하고, 실사를 진행중이다.

STX조선해양은 수주잔량 기준 세계 4위의 조선사이며, STX엔진과 STX중공업은 STX조선해양에 선박용 엔진이나 기자재 등을 공급하고 있다. ㈜STX는 STX조선해양의 최대주주이다.

이들 조선 부문 계열사와 역시 자율협약 대상이 된 시스템통합 업체인 포스텍을 제외한 나머지 계열사들은 모두 매각 대상이다.

강덕수 STX그룹 회장과 그 일가 및 포스텍이 지분을 보유한 STX건설은 최근 법정관리를 신청한 상황이다.

국내 최대 벌크선사로 STX그룹의 양대축인 STX팬오션은 매각에 실패한 뒤 주 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관리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다.

STX에너지는 사실상 경영권이 넘어갔다. 일본 금융회사인 오릭스가 50.1%의 지분을 가져간 데 이어 국내 사모펀드인 한앤컴퍼니에 43.15%의 지분을 매각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STX는 강덕수 회장이 가진 콜옵션(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해 오릭스의 보유 지분 중 6.95%를 회수한 뒤 그 의결권을 한앤컴퍼니에 위임할 예정이다.

해외 조선사인 STX다롄조선과 STX핀란드, STX프랑스도 매각이 진행중이다. 앞서 STX유럽 계열사인 STX OSV는 작년 말 지분 100%를 이탈리아의 조선사 핀칸티에리에 넘겨 매각(7700억원)했다.

◇ 장기불황에 무너진 STX 신화  

지난 2001년 쌍용중공업을 인수하며 출범한 STX는 그 해 대동조선(현 STX조선해양)과 산단에너지(현 STX에너지)를 인수하며 그룹의 성장기반을 다졌다.

이어 2004년에는 벌크선사인 범양상선(현 STX팬오션)을 인수해 조선기자재(STX중공업ㆍSTX엔진)-선박건조(STX조선해양)-해운(STX팬오션)을 잇는 수직계열화를 이뤘다. 2004년은 기존 STX 투자부문이 지주회사(㈜STX)로 분사한 해이기도 하다.

2007년에는 중국 대련에 STX조선해양 종합 생산기지를 착공한 데 이어 세계 최대 크루즈선 건조업체인 아커야즈(현 STX유럽)를 인수하며 큰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잇따른 인수합병으로 몸집을 키운 출범 10여년만에 재계 순위 13위(공기업 제외)의 대그룹으로 올라서는 신화를 썼다.
 
하지만, STX는 2008년 하반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력인 조선ㆍ해운경기가 꺽이며 내리막길로 들어섰다.

결국 STX는 지난해부터 유동성 위기극복을 위한 구조조정 작업에 들어갔고, 조선 중심의 미니그룹으로 명맥만 유지하게 됐다.

◇ 강덕수 회장 입지 불투명..인력 구조조정 우려도  

채권단은 STX 살리기로 가닥을 잡고 있다. STX조선해양에 최근 6000억원의 긴급자금을 지원한 채권단은 나머지 기업들에게도 추가 자금을 지원할 가능성이 높다.

STX가 무너질 경우 지역경제와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워낙 크기 때문에 회생에 무게를 두고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강덕수 회장이 오너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채권단이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 ‘감자 후 출자전환’을 할 가능성이 높다.

감자를 통해 대주주를 포함한 기존 주주들의 주식 규모를 줄인 뒤 채권단의 대출금을 출자 형태로 전환해 채권단이 주요 주주가 되고, 강 회장의 지분은 크게 줄 전망이다. 

강 회장이 경영권은 유지하라더도 기존 오너 지위는 상실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강 회장은 이미 채권단에 STX조선해양 관련 지분 권리 포기 각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산업은행측은 “회사가 어느 정도 망가졌는지에 맞춰 오너의 책임을 묻는 것이지 무조건적으로 오너를 배제하는 것은 경영정상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직원들 입장에서는 구조조정의 후폭풍이 걱정이다. 채권단이 주요 계열사와 자산의 매각, 인적ㆍ물적 구조조정, 각종 경비의 축소 등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뉴스핌 Newspim] 김홍군 기자 (kilu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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