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영태 기자] 미국을 방문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미국에 거주하는 한국 출신 창조경제 리더들과 만나 "과학기술과 예술적 감각을 함께 갖춘 인재를 키우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미국 로스엔젤레스(LA)에 있는 게티박물관 1층 렉처홀에서 열린 '창조경제 리더 간담회'에서 "창조경제의 핵심동력인 창의성을 키우기 위해서는 자유롭고 개방적인 교육·문화 환경으로 과학기술지식과 예술적 감각을 함께 갖춘 인재를 키우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연한 보라색 상의에 흰색 바지 정장 차림으로 간담회에 나타난 박 대통령은 "만화를 잘 그려서 취업을 해서 콘텐츠 기업의 대표가 되고 우수한 컴퓨터 그래픽 기술로 회사를 창업한 여러분들이 바로 창조경제의 성공모델"이라고 참석자들을 치켜세웠다.
아울러 "이곳 미국에서 루벤스의 '한복 입은 남자'를 처음 선보이는 기획전 기간에 한국의 창조경제를 논하는 간담회를 갖게 돼 더욱 의미가 있다"며 "루벤스의 그림에 나오는 '한복'의 나라가 새로운 창조경제의 강국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지금은 추격형 모델이 성장하는 데 한계에 부딪혔고 또 지금 글로벌 경제위기를 맞아 이런 방법으로는 우리가 성장하기는 어렵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새 정부에서는 창조경제를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제시하고 또 이것을 실천하려고 하는 처지"라고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벤처투자회사의 이희규 대표는 MIT공대 졸업생이 2만5000여개의 벤처회사를 설립해 33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고 2조달러(2006년 기준)의 매출을 달성한 보스턴지역 기업 생태계를 소개했다.
강신학 회장은 한국과 미국기업 사이에서 일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의 기업가정신 부족을 지적했으며, 양민정 사장은 실리콘밸리에서 창업하는 한국의 벤처회사가 현지 투자를 많이 받을 수 있도록 한국 정부가 현지 벤처캐피탈에 10억달러 정도를 투자해줄 것을 건의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간담회에 앞서 게티박물관 내 'Looking East' 기획전을 먼저 관람했으며, 현지인 소장이 박 대통령을 안내하면서 기획전에 대해 소개했다.
박 대통령은 소장과 대화를 나누면서 "지금은 융합의 시대"라며 "아시아와 한국의 문화가 세계 문화와 합쳐져서 새로운 창조를 만들어내고 있다. 새로운 창조는 여러 가지 경계선에서 융합이 이뤄져서 생기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게티박물관 앞마당에 있는 소나무 4그루를 보면서 "독특하게 생겼다. 가꾼 건가, 아니면 자연스럽게 큰 거냐. 소나무도 창조적으로 자라는 것 같다"며 "문화콘텐츠가 굉장히 중요한데 문화예술로만 남지 않고 삶과 경제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 같다"고 논평하기도 했다.
'창조경제 리더 간담회'에는 새 정부 출범 초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으로 내정됐다 도중에 사퇴하고 미국으로 떠난 김종훈 알카텔-루슨트 명예회장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대통령은 간담회장 입장 후 참석자 19명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으며 김 명예회장과는 가볍게 웃으면서 악수를 나눴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 명예회장 외에도 미국 실리콘밸리의 강신학 파워컴퓨팅 회장과 양민정 비컴 사장, 미국에 한국 드라마를 보급하는 박석 사장, 쿵푸팬더2의 여인영 감독, 지식재산권 분야 권이자인 브루스 선스테인 변호사, 3D기술 벤처 업계의 조지 리 사장 등이 참석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미국 방문 마지막 일정으로 안토니오 비아라이고사 LA시장 주최 오찬에 참석한 후 귀국길에 오른다.
[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