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은지 기자] 립톤, 도브 샴푸 등으로 유명한 다국적 기업 유니레버가 앞으로 수년간 동남아시아 화폐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인도네시아, 미얀마 등이 유력하다는 분석이다.
해외발 투자가 경제 성장을 촉진해 이지역 통화가 달러화와 유로화 대비 추가 상승세를 보일 것이란 설명인 것.
12일 유니레버의 비터 터컬브 동남아시아 부문 최고경영자(CEO)는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대부분의 동남아시아 국가의 통화 정책이 매우 탄탄하다"면서 "이지역 통화에 대한 투자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통화는 올해 아시아 시장에서 가장 큰 성과를 보인 통화로 꼽힌다. 태국 바트화와 말레이시아의 링깃이 통화 가치 상승의 선봉에 섰다.
아시아개발은행(ADB) 자료에 따르면 올해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경제 성장률은 평균 5.4%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선진국들의 경제 성장률 전망이 1% 내외에 그치는 것과는 크게 대비되는 수치다. 2014년에는 이 수치가 5.7%로 가속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티컬브 CEO는 특히 인도네시아를 '큰 고릴라'라고 부르면서 인도네시아 시장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블룸버그 자료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경제는 지난해 6.2% 성장률을 기록했다. 2015년에는 6.6%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티컬브는 "중산층 인구가 가파르게 늘고 있다"면서 "향후 20년간은 인도네시아의 시대가 될 것임을 자신한다"고 말했다.
다만 내년에 있을 인도네시아의 대통령 선거는 단기적인 장애 요인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일부 식품 가격 상승세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시했다. 올해 4월말까지 1년간 전지분유 가격이 90% 급등했고 오렌지 주스 가격도 1월 이후 19%나 올랐기 때문.
티컬브는 "시장 내 변동성이 많다"면서도 "이것에 대처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각국 중앙은행들이 경쟁적인 양적완화에 나서며 동남아시아 화폐가 해외발 자금 유입으로 인한 과도한 상승 압력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끼띠랏 나 라넝 태국 재무장관은 지난 10일 바트화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이상 인하하거나 자본 제한 조치를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유니레버는 미얀마를 향후 인도네시아의 뒤를 이을 유력한 이머징 국가로 꼽았다. 티컬브 CEO는 미얀마가 20년 내 '또다른 베트남'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인도네시아나 베트남 같은 나라들에서 유니레버의 매출액 성장세가 '두 자리 수'에 달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기가 상승세를 타고 있고 소득은 증가하고 있다"면서 "세계 여타 지역에 비해 정치적 상황 역시 안정적인 편"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은지 기자 (sopresciou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