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조윤선 기자]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人民 런민)은행이 14일 91일만기 270억 위안 어치의 어음을 발행해 공개시장조작을 통한 시중 유동성 흡수에 나섰다.
중국신문망(中國新聞網)은 중앙은행이 5일전 공개시장조작을 통해 91일만기 100억 위안 어치 어음을 발행한데 이어 14일에 또 다시 시중 유동성 흡수에 나선 것은 매우 뜻밖의 조치라고 14일 보도했다.
인민은행이 중앙은행 어음을 발행한 것은 지난 2011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인민은행은 14일 어음발행과 함께 520억 위안 어치의 RP(환매조건부채권)도 발행, 시중 유동성 감축 조절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는 현재 투기성 자금인 핫머니가 중국 시장에 몰리면서 넘쳐난 시장 유동성을 흡수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최근들어 핫머니가 중국으로 급속히 유입되는 현상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특히 세계 각국이 줄줄이 금리를 인하한데다 중국 수출을 포함한 경제 지표들이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제시돼 시장에서는 금리차익을 노린 대량의 핫머니가 유입됐다고 보고 있다.
위안화의 지속적인 가치 상승도 핫머니의 대량 유입에 대한 의구심을 증폭시키고 있다. 위안화 대 미국 달러의 중간가격 기준 환율이 지난 8일과 9일 이틀연속 2005년 7월 환율개혁 이래 사상최고치를 경신하면서 6.19위안대에 근접한 것.
세계 각국의 잇따른 금리인하 조치는 핫머니의 급속한 유입을 부추긴 최대 원인중 하나라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유럽 중앙은행이 지난 2일 금리를 내린 이후 2주 동안 호주와 인도, 한국, 베트남, 스리랑카 중앙은행이 연이어 금리를 낮췄으며, 이스라엘 중앙은행도 13일 금리인하를 단행하겠다고 공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각국의 저금리 조치 탓에 더 높은 수익률을 쫓아 중국 시장으로 핫머니가 몰리고 있다.
이에 많은 중국 전문가들은 중국도 적절한 시기를 택해 금리인하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제학자 자오칭밍(趙慶明)은 "중앙은행의 어음 발행 보다 금리인하가 더 효과적인 수단"이라며 "중국과 기타 국가간의 금리차를 줄이면 핫머니 유입을 더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중앙은행이 지속적으로 어음 발행과 RP거래를 통한 공개시장조작에 나서면서 중국 당국이 금리인하를 시행할 가능성은 줄어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싱예(興業)은행 수석 경제학자 루정웨이(魯政委)는 "현재 핫머니 유입이 점점 더 급속도로 이뤄지는 상황에서 환율제도를 개선하는 등의 근본적인 접근 방식이 요구된다"고 역설했다.
중앙은행도 이미 여러차례 쌍방향으로 위안화 환율 유연성을 확대해 위안화 환율이 적정선에서 안정을 유지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국무원발전연구센터 금융연구소 종합연구실의 천다오푸(陳道富) 주임은 "핫머니 유입을 근절하기 위해선 중국의 통화정책과 경제개혁, 환율제도가 균형을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 국가 외환관리국은 최근 '외환자금 유입 관리 문제에 관한 통지'를 발표해 핫머니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전문가들은 이 조치가 핫머니의 대량 유입을 억제하는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으나 근본적으로는 중국이 금리 및 환율시장화 개혁을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조윤선 기자 (yoons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