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김여사가 먹고 살기 힘들어 집나갔다는 우스개소리가 금융가에 회자되고 있습니다. 최근 투자자들은 국내 저성장·저금리에 따른 투자처를 찾지 못해 국제금융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장님 코끼리 만지기'식의 정보 때문에 일면적이거나 일회적인 특징에 혹하기 쉬운 것이 현실입니다. 뉴스핌 국제부는 투자자들이 글로벌 금융시장의 특징과 자금흐름의 추세를 확인할 수 있도록 매월 그리고 분기나 반기별로 글로벌 포트폴리오 변화를 진단하고 흐름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편집자 註]
[뉴스핌=이은지 기자] 올해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가장 큰 상승폭을 보인 통화는 단연 달러/엔 이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디플레이션 타개 의지에 힘입어 지난해 11월부터 하락세를 보이던 엔화 가치는 지난 10일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던 달러 당 100엔선 마저 돌파하며 지지부진하던 분위기를 일시에 쇄신했다.
지난달 초 일본은행(BOJ)이 본원통화 공급량을 2년 안에 2배로 늘리는 것을 골자로 한 새로운 금융완화 조치를 발표한 후 약 한 달만이다.
당초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달러/엔 환율이 가볍게 100엔선을 뛰어넘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지만, 100엔이라는 심리적 저항선이 깨지는 데는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걸렸다.
달러화 가치는 지난해 말 이후 엔화 대비 17.29%나 절상되면서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유로화가 엔화 당 15.48% 상승해 그 뒤를 이었다. 같은 기간 엔화는 한국 원화 대비로는 11.24%나 하락하며 국내 환율 관련 우려를 키웠다.
유로/엔 다음으로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한 화폐는 달러화 대비 6.81% 상승한 멕시코 페소화가 꼽혔다.
태국 바트화 및 말레이시아 링깃은 달러화 대비 각각 2.76%, 2.38% 절상됐다.
특히 전문가들은 2013년 유망 통화로 동남아시아 통화를 꼽고 있어 이들 통화의 강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선진국들이 공격적인 통화 완화에 나서면서 막대한 해외 자금이 이들 국가로 흘러들고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 국가들의 높은 성장률도 이들 국가의 통화를 강세로 이끌 요인으로 지적된다.
아시아개발은행(ADB) 자료에 따르면 올해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경제 성장률은 평균 5.4%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선진국들의 경제 성장률 전망이 1% 내외에 그치는 것과는 크게 대비되는 수치다. 2014년에는 이 수치가 5.7%로 가속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남아메리카에서는 브라질 레알화가 선전했다. 레알화는 지난해 말 이후 달러화 대비 2.13% 상승했다.
인도 루피아가 달러화 대비 0.55% 상승했고 필리핀 페소는 보합세를 기록했다.
달러/위안, 유로/달러 등 하락세를 기록한 통화들도 다수로 나타났다. 달러/위안 환율이 1.33%, 유로/달러가 1.52% 각각 하락했다.
환율 하락 폭이 큰 화폐는 호주 달러화와 영국 파운드화였다. 호주 달러화와 파운드화는 달러화 대비 각각 3.06%, 5.54% 하락했다.
[뉴스핌 Newspim] 이은지 기자 (sopresciou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