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뉴욕증시의 상승 랠리가 이른바 ‘정크’ 주식의 작품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상장 종목 가운데 부채 비율이 높은 종목이 그렇지 않은 종목에 비해 4년래 가장 커다란 격차를 벌이며 고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기 이후 초저금리가 지속되면서 투자자들이 수익률 확보에 혈안이 된 결과로 풀이된다.
20일(현지시간) 골드만 삭스에 따르면 뉴욕증시의 상장 종목 가운데 운전자본 규모와 이익이 가장 낮은 동시에 부채 비율이 가장 높은 종목이 연초 이후 27% 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부채 비율이 가장 낮은 동시에 현금 보유 규모가 상위권에 해당하는 종목의 상승률을 두 배 이상 앞지르는 수치다. 양측의 수익률 격차는 4년래 가장 큰 폭으로 벌어졌다.
이와 함께 연초 이후 중소형 종목으로 포진한 러셀1000 지수에 편입된 종목 가운데 914개 종목아 상승세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1995년 이후 18년래 가장 높은 비율이다.
재무건전성이 취약한 소위 ‘정크’ 종목의 부채비율은 평균 77%로 집계됐다. 또 이들의 부채 규모는 EBITDA(법인세, 이자비용, 감가상각 차감 전 이익)이 2.67%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일부 시장 전문가는 연방준비제도(Fed)의 비전통적인 팽창적 통화정책이 주식시장에 버블을 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GAM 홀딩의 앤서니 롤러 펀드매니저는 “비우량 종목의 랠리가 날로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다”며 “초기 상승세에서 제외됐던 종목들까지 뒤늦게 합류하는 움직임”이라고 말했다. 그는 “버블 논란에도 불구하고 주가 상승 추이는 당분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베어링 애셋 매니지먼트의 헤이스 밀러 펀드매니저는 “재무건전성이 낮은 기업의 주가 상승이 갈수록 강화되는 움직임”이라며 “주식 비중 확대와 수익률 확대에 대한 투자자들의 심리적인 압박이 매우 높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들 ‘정크’ 종목의 주가 랠리는 회사채 시장의 정크본드 강세와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정크본드의 수익률은 최근 5.3% 내외에서 거래, 2012년 6월 8.2%에서 가파르게 하락했다. 최고 신용등급인 AAA 기업의 회사채 대비 스프레드는 2007년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한편 무디스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12개월간 정크 등급 기업의 디폴트율은 2.6%로 지난 2010년 5월 약 8%에서 대폭 하락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