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곽도흔 기자] 기재부가 개방형 직위인 재정업무관리관(1급, 차관보)을 공모하면서 사실상 내부인사를 내정해 놓고 형식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재정업무관리관은 재정·조세·예산·기금정책과 공공기관 업무 등을 총괄 지휘하는 차관보급 자리다.
2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 4월 25일 재정업무관리관 1차 공모에 지원자가 내부인사 1명밖에 없자 5월 7일 재공모에 나섰다.
그렇지만 결국 민간 출신 지원자가 없어 지원자 1명에 대한 최종 인터뷰를 마치고 조만간 임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원자 1명은 행정고시 28회로 직전에는 새누리당 전문위원으로, 그 전에는 기재부에서 국장급인 경제예산심의관으로 재직했던 김상규 전 국장이다.
문제는 김상규 전 국장이 재정업무관리관 공모에 들어가기도 전인 4월초 이전부터 사실상 내정됐다는 이야기가 흘러 나왔다는 것이다.
행시 출신이 아니고 공직 경험이 없는 민간인이 2년 계약직인 자리에 지원하기도 어려운 상황인 데다 기재부 출신 국장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온 자리에 지원할 사람이 있을 리 없다.
또 지원조건 중에서 경력기준도 공무원에 비해 민간에서 지원하기 어렵도록 돼 있다.
재정업무관리관 지원을 하려면 민간의 경우 관련 분야에서 3년 이상 근무·연구한 자로서 법인 또는 비영리 민간단체지원법의 지원을 받는 단체에서 임용 예정직위에 상당하는 부서 단위 책임자 이상으로 3년 이상 근무한 경력이 있는 자여야 한다.
그러나 공무원이 지원하려면 관련 분야에서 2년 이상 근무한 자로서 고위공무원단에 속하는 공무원 또는 고위공무원단 직위로의 승진 임용 자격요건을 갖춘 공무원이면 된다.
사실상 행시 출신이면서 스스로 그만두는 경우를 제외하면 자연스럽게 요건을 갖출 수 있는 셈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김상규 차관보(이미 이렇게 호칭함)가 최종 인터뷰를 마치고 청와대 임명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공모 절차는 사실 형식적인 것"이라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는 "재정개혁 등 박근혜 정부 들어 재정 관련 업무가 산적해 있는 상태"라며 "재정차관보를 오랫동안 공석으로 둘 수만은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곽도흔 기자 (sogoo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