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소영 기자] 중국의 경제발전과 세계경제 침체가 맞물려 중국 기업의 해외진출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특히, 최근 몇 년 세계금융위기로 유럽을 중심으로 한 선진시장은 중국투자 유치에 적극적이다.
◇ 국제화 1번지 '홍콩·마카오·대만'
중국 상무부의 자료를 보면 2012년 중국은 전세계 141개 국과와 지역의 4425개 외국 기업에 직접투자를 진행했다. 이 기간 실물자산 직접투자액은 772억 2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8.6%늘었고, 한 해 기준으로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HSBC가 최근 200개 해외진출 중국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47%의 응답자가 앞으로 국외에 해외지사를 설립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중국 기업의 해외진출 지역 가운데 홍콩·마카오 및 대만은 중국 기업의 국제화를 위한 전진기지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상기 설문조사 응답자 200개 기업 중에 71%가 이 지역에 해외지사를 설립했다. 이는 중국 기업의 진출이 두 번째로 많은 미국(22%)을 훨씬 앞서는 수치다.
또한, 이 지역에서의 매출이 총매출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기업의 비율은 현재 29%로 앞으로 3~5년 이내에 43%까지 늘 전망이다.
이 지역은 낮은 무역장벽, 투자 우대 정책 등으로 중국기업이 손쉽게 진출할 수 있는 장점으로 중국기업을 유지하고 있다.
◇ 영국, 유럽진출의 '교두보'
최근 중국 기업의 국제화 행보의 특징은 선진국으로의 활발한 진출이다. 특히, 영국은 세계 금융중심지로서 중국기업이 유럽진출을 위한 '교두보'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기업의 해외진출을 위해서는 각종 금융서비스와 컨설팅 업무를 제공하는 은행의 역할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이 점에서 영국은 유럽 진출을 희망하는 중국 기업의 수요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로 꼽히고 있다.
중국 기업은 유럽 기업을 인수·합병할 때 사전준비단계·본 단계·사후통합단계 등 복잡한 과정에서 어려움에 부딪히는 경우가 많다. 영국은 무역투자청(UKTI) 등 다수 정부기관이 투자자에게 자문서비스를 제공하고, 영국의 발달한 금융서비스 역시 중국 기업이 M&A를 신속·편리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 때문에 유럽 각국에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많은 중국 기업이 영국에 해외지사를 설립하고 있다.
노르웨이에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한 중국 국영기업은 제일재경일보(第一財經日報)와의 인터뷰에서 영국에 해외지사를 설립하고, 대 노르웨이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영국은 자금조달 창구로서도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유럽지역에서 비교적 개방적인 경제시스템을 보유한 영국에 중국 기업의 진출이 이어지고 있다. 대형 중앙정부 소유 국유기업 외에도 민영기업과 지방정부 기업의 투자도 활발하다. 중국의 대형 식품업체 상하이광밍(光明)그룹은 2012년 5월 영국 식품기업 위타빅스(Weetabix)의 지분 60%를 인수했고, 같은 해 9월 통신장비 제조업체 화웨이(華爲)는 2012년 9월 5년간 영국에 2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메이드 인 저머니'의 매력, 독일
독일은 발달된 공업과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중국 기업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선진 공업기술을 익히고, 현지 생산을 통해 '메이드 인 저머니'의 자격으로 유럽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국 기업의 독일행이 늘고 있다.
노르트라인 베스트팔렌 주는 2012년 우쾅(五曠)·화웨이(華爲)·중싱(中興) 등 32개 중국기업의 투자를 유치했다. 함부루크는 유럽 전체지역에서 중국기업의 진출이 가장 활발한 지역이다. 관련 자료에 따르면, 함부루크에 입주한 중국기업의 수는 스웨덴 전체 중국 기업의 수보다 많다.
함부르크상회는 매년 4차례의 포럼을 개최하고, 중국 기업에 독일의 법률과 행정방면의 정보를 제공한다. 또한, 독일과 중국 문화의 차이점을 홍보하고, 함부르크 지역내에 중국음식점·중국인 유치원 등의 정보를 제공하는 등 중국 기업과 직원의 생활편의성 제고를 위해 노력해 중국 기업에게 '투자하기 좋은 지역'으로 입소문이 났다.
독일 무역투자협회의 자료를 보면 2011년에만 158개의 중국기업이 독일에 투자했고, 중국은 2위를 차지한 미국(48개 기업)을 크게 제치고 최대의 독일 투자 국가가 됐다.
◇ 기업관리 문화 차이 등 문제 해결 필요
활발한 해외진출과 함께 현지 문화와 제도적응이 중국 기업이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목되고 있다. 중국의 '앞마당'이라고 할 수 있는 홍콩에서조차 중국 본토 기업과 현지 기업의 문화차이가 발생해 투자와 기업경영에 마찰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홍콩의 기업경영은 철저한 '시장중심'인데 반해 중국 본토 기업의 경우 행정이 기업경영에 개입하는 예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런던의 공식홍보기관 런던 앤 파트너스(London & Partners) 중국지역 담당자 황거양(黃戈洋)은 "많은 중국 기업이 국외의 기업관리 문화·현지 법률 및 감독시스템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지 않으며, 국제 거래 경험도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