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사헌 기자] "5월엔 팔고 떠나라"는 월가의 금언이 올해는 통하지 않았다. 미국 증시는 5월까지 최근 6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만약 5월에 팔고 떠났으면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의 2% 월간 상승은 놓쳤을 것이다.
하지만 6월이 원래 연간 가장 좋지 않은 성적을 내는 달이라는 점에서, 5월에 팔고 떠나지 않은 것을 후회할 가능성은 여전하다. 이것이 현실화된다면 지금이라도 팔 때가 늦지 않았다.
비스포크 인베스트먼트 그룹의 분석에 의하면, 최근 20년 동안 다우지수는 6월에 평균 0.8% 하락했으며, 매년 6월에 다우지수가 상승한 경우는 40%정도였다고 5월 31일 자 USA투데이 지가 보도했다.
게다가 기간을 50년으로 확대해서 살펴 볼 경우 6월은 월간 등락률 면에서 12개월 중에서 두번 째로 좋지 않은 성적을 기록했다.
역사적으로 6개월 구간 증시 흐름을 보면 5월부터 10월 사이가 가장 좋지 않기 때문에 5월이 팔고 떠나기에는 최상이라는 얘기가 성립한다. 올해와 같이 5월에 상당한 랠리가 진행됐다면 6월이나 6월을 포함한 앞으로 5개월에 주식투자의 수익률이 높다는 보장이 없다는 얘기다.
비스포크의 폴 히키 공동창업주 겸 전략가는 "올해 약세론자들이 승리할 수 있는 가능성이 가장 높은 때가 6월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주장이 현실화될 조짐이 있는 것 같다. 다우지수는 올들어 15.4% 상승했고 5월에도 1.9% 올랐지만 5월 마지막 날 거래에서는 1만 5116포인트까지 209포인트나 하락했다. 5월 28일 1만 5409.39포인트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뒤 최근 3거래일 동안 이틀 내렸다.
다수지수가 지난해 11월 이후 7개월째 상승한 것은 2009년 시작된 강세장 이후에 처음이다. 하지만 아직 미국 경기가 완만하고 연방준비제도가 양적완화의 출구전략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는 점에서 월가가 넘어야 할 장애물은 여전히 크다.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의 저리엔 팀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연준의 출구전략 개시의 불확실성 때문에 투자자들이 주식을 갑자기 회피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미국 10년물 금리가 2%위로 빠르게 상승하고 있는 것도 주식시장에는 부담이다. 5월 마지말 거래일 10년 재무증권 수익률은장중 2.21%까지 올라 지난해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것은 채권시장이 출구전략 개시에 앞서 이를 선반영한 것일 수도 있지만, 경기 회복에 따라 연준의 출구전략이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는 점을 우려했기 때문일 수 있다.
이 가운데 최근 일본 금융시장이 불안한 흐름을 보인 것도 투자자들의 신경을 쓰이게 하고 있다. 닛케이225 평균주가지수는 최근 폭락 양상을 보이면서 고점으로부터 10% 이상 하락하는 '조정국면'에 돌입했다. 이것이 이른바 '아베노믹스'라고 불리는 일본의 과감한 경기 부양 노력의 실패를 시사하는 것 아닌가 하는 관측도 제기된다.
참고로 금융시장의 불안감에도 불구하고 월가의 전문가들은 연준의 출구전략 개시는 2014년 초까지는 어렵다는 것이 컨센서스다.
한편, 비스포크는 5월까지 증시가 10% 넘게 오른 해에는 6월 주가지수가 평균 0.6% 정도 올랐던 과거 경험에 비추어 본다면 아주 비관적인 상황은 아니라는 입장도 덧붙였다.
투자자들은 상황 판단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 다음 주 발표되는 미국 5월 고용보고서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이 지표에 대한 관측 때문에 주말 지표 발표에 앞서 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수도 있다. 고용보고서가 너무 좋아도, 나빠도 주식시장에겐 모두 악재가 되기 때문에 투심이 흔들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