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선엽 기자] "공식적으로 딱딱한 자리보다는 두 분이 격의 없이 허심탄회하게 편한 곳에서 보자는 취지로 장소를 선택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
4일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공식적인 첫 만남을 가진 ‘하동관’은 어떤 곳일까.
김 총재를 만나기 위해 명동의 곰탕집 하동관을 찾은 현 부총리는 취재진들 사이를 헤치고 테이블로 들어서며 “좀 그렇다”며 웃어보였다.
총재와 격의 없이 만난다는 취지로 평소와는 다른 장소로 이곳을 택했지만 얼굴이 닿을 정도로 좁은 테이블에 다소 당황한 듯 싶었다.
[뉴스핌=김학선 기자]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4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의 하동관에서 조찬 회동을 갖고 있다. |
두 경제수장이 이날 아침 만남을 가진 하동관은 76년 전통의 오래된 곰탕집이다. 곰탕과 김치, 깍두기를 놓으면 테이블이 꽉 찰 만큼 공간이 좁은데다 손님이 늘 넘쳐나 여느 때 같으면 편안히 대화하기 힘들 정도로 시끌벅적한 명동의 명소 중 한 곳이다.
역사가 깊은 만큼 수많은 정치인들이 이곳을 다녀갔다. 특히 박정희 전 대통령이 자주 찾은 것으로 전해진다.
대를 이어 47년째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김희영(여, 76세) 할머니는 "정치인들이 수없이 많이 왔다갔다"며 "김대중 전 대통령이나 김영삼 전 대통령도 대통령 되기 전에 많이 들리곤 했었다"고 말했다.
그는 "보통 수행원들을 십여명씩 대동해서 왔었는데 오늘처럼 기자들까지 같이 온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장군의 아들'이었던 고 김두한 전 국회의원도 과거 이곳을 자주 들렸다고 한다. 김 할머니는 "그 양반은 외상 주고도 많이 먹었다"며 웃음을 지었다. 또 "이명박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은 한 번도 안왔다"며 아쉬워하기도 했다.
이날 두 경제수장이 이곳에서 의미있는 만남을 가졌지만 아쉽게도 다음 회동 때도 '하동관'이 선택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식사 후 현 부총리는 "한 달에 한 번 정도 총재를 만나려고 하는데, 그땐 곰탕 말고 다른 메뉴를 찾아볼까 생각하고 있다"며 기자들에게 농담을 건넸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