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양적완화(QE)를 축소할 움직임을 보인 데 이어 유럽중앙은행(ECB)도 추가 부양책에 소극적인 입장을 내비치는 등 유동성 공급에 앞장섰던 중앙은행이 속도조절에 나서면서 금융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국채 수익률이 가파르게 상승한 데 따라 미국 장기물 모기지 대출금리가 4%대에 진입, 은행을 포함한 관련 금융업계가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가 번지고 있다.
유로존에서도 수익률 상승으로 인해 기업 신용부도스왑(CDS) 프리미엄이 상승 추이를 지속하고 있다.
7일(현지시간) 125개 투자등급 회사채의 CDS 프리미엄을 추종하는 마르키트 아이트랙스 유럽 인덱스에 따르면 프리미엄이 8bp 상승한 111bp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CDS 프리미엄은 3주 연속 상승해 지난 3월 이후 최장기간 오름세를 나타냈다.
50개 하이일드 본드 CDS의 프리미엄을 추종하는 마르키트 아이트랙스 크로스오버 인덱스도 471bp로 2개월래 최고치를 나타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에 따르면 투자등급 회사채 평균 수익률은 1.99%로 2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정크본드 평균 수익률은 이번주에만 23bp 상승해 5.46%까지 올랐다. 이는 최근 1개월래 최고치다.
미국 모기지 시장도 적신호가 켜졌다. 모기지 금리가 상승하면서 리파이낸싱이 급격하게 위축되는 양상이다.
시장 전문가는 올해 리파이낸싱이 10% 내외로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4월 감소폭은 40%에 달해 투자자들을 긴장하게 했다. 이에 따라 은행을 포함한 주택 모기지 관련 금융회사의 수익성이 악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소시에떼 제네랄의 수키 만 전략가는 “회사채 시장이 상당 기간 강세장을 연출했으나 연준의 자산 매입 축소에 대한 우려가 점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이체방크의 닉 번스 신용 전략가도 “일부 투자자들은 올 여름 연준이 QE를 줄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일부에서는 연내 정책이 변경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며 “그만큼 정책적인 불확실성이 높다는 얘기”라고 전했다.
한편 이날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5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은 17만5000건으로 예상치 16만5000건을 넘어섰다. 반면 실업률은 7.6%로 전월 대비 0.1%포인트 상승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연준이 가까운 시일 안에 QE 축소에 나설 가능성을 일단 접어두는 모습이다. 하지만 이번 지표가 자산 매입 축소 여지를 완전히 차단한 것은 아니라는 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