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인플레이션이 둔화되는 가운데 국채 수익률이 상승하는 현상이 두드러진다.
이 같은 현상은 2009년 이후 처음 발생한 것으로, 연방준비제도(Fed)의 자산 매입 축소 여부를 저울질하는 데 결정적인 단서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연준은 실업률을 포함한 경제지표에 통화정책 결정을 크게 의존하고 있지만 물가와 금리 지표가 향후 행보에 또 다른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최근 2.23%까지 상승, 지난 2012년 4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지난 4월 개인 소비지출 물가지수는 전년 동기에 비해 0.7% 상승해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국채와 물가연동채권(TIPS)의 수익률 스프레드에서도 투자자들의 물가 상승 기대치가 지난해 7월 이후 가장 낮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물가 상승이 둔화되는 가운데 국채 수익률이 상승한 것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2009년 7870억달러 규모의 부양책을 발표한 이후 처음이다.
지난주 10년물 국채를 기준으로 한 실질금리는 1.43%로 2011년 4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인사이트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앤드류 위컨 글로벌 채권 헤드는 “현 상황에 인플레이션은 커다란 위협 요인이 아니다”라며 “현 수준에서 국채 수익률이 가파르게 치솟을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고 설명했다.
페더레이티드 인베스터스의 도널드 엘렌버거 펀드매니저는 “실질금리는 여전히 지나치게 낮은 수준”이라며 “인플레이션은 후행지표에 속하며, 경제 성장이 정상 수준에 복귀하면서 물가도 상승 폭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블룸버그통신이 82명의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들은 올해 미국 경제가 1.9%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내년에는 성장폭이 2.7%로 뛸 것으로 예상했다.
모간 스탠리의 앤턴 히스 글로벌 인플레이션 리서치 헤드는 “일반적으로 금리가 상승하면 인플레이션 기대치 역시 동반 상승한다”며 “현 시점의 지표 간극은 투자자들이 강한 경제 성장을 기대하지 않는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세인트 루이스 연방준비은행의 제임스 불러드 총재는 “저조한 인플레이션은 연준이 기존의 자산 매입을 보다 장기간 지속해 경기를 부양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고 주장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