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권지언 기자] 한국과 일본, 호주, 싱가포르, 인도,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들이 미국과 중국의 파워 게임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 국가간 협력관계 강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이들이 형성하는 '아시아 권력망(Asian Power Web)'이 국제 정세의 중요한 하나의 축이 되고 있다는 미국 전략 씽크탱크의 분석이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 전략정보 분석 전문업체 스트랫포(Stratfor)의 로버드 D. 카플란 수석지정학분석가는 13일 포브스 지에 기고문을 통해 "아시아 정세가 비교적 언론의 관심에서 비껴가 있지만, 중국을 견제하는 아시아 국가들이 미국에 대한 의존을 줄이고 역내 협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의 견해를 소개했다.
미국 민간 전략정보분석 씽크탱크, 스트랫포 |
카플란 수석은 오는 2025년이면 아시아 지역은 세계 경제생산의 절반 가까이를 담당하고, 중국과 인도, 일본, 인도네시아가 세계 10대 경제대국에 포함되는 등 아시아의 위상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외교 및 군사정책의 중심축을 중동서 아시아로 이동시키겠다는 ‘피봇 투 아시아(pivot to Asia)’ 전략 역시 아시아의 확대되는 영향력을 고려한 판단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아시아 국가들의 협력 강화의 이면에는 역내에서 점차 지배적 입지를 굳히고 있는 중국의 경제력에 대한 견제도 있다고 지적했다. 예산 감축과 시퀘스트레이션 등 국내 문제로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국이 계속해서 아시아 국가들의 방어막이 되어줄 수 없을 것이란 판단도 작용한 결과라는 것.
카플란 수석은 "급부상하는 이 같은 '아시아 권력망'은 미국과 유럽의 계속된 지배상황과 반대로 나머지 국가들의 부상을 보여주는 한 현상"이라는 판단을 제기했다.
그는 중국이 부상하고 나머지 아시아 국가들이 결속을 다지면서 이제 중요한 문제는 중국이 계속해서 떠오를 것인지 아니면 국내 경제 문제들로 주저 앉게 될지의 문제이고, 또 이것이 역내 파워역학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스트랫포가 발간한 '아시아 권력망' 보고서는 한국과 일본, 호주, 인도, 싱가포르, 베트남 등 6개국 간 군사안보 협력을 다룬 것 외에도 아베 신조 총리를 비롯한 일본 정치권의 우경화 논란이 역내 국가안보 협력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을 제기해 관심을 받았다.
더불어 북한의 핵무기 개발과 새 지도부의 ‘벼랑 끝 전술’, 중국의 군 현대화 움직임, 불법 어업, 마약 및 무기거래 등도 역내 안보 협력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위험 요인으로 제시됐다.
한편, 보고서는 아시아 국가들 간의 이 같은 안보관계 강화가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 주도의 전략으로 보여지지만 안는다면 미국에 유익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G2'의 경쟁 구도가 앞으로도 아시아 안보의 중요한 변수가 되겠지만 새로이 부상하는 아시아 망 덕분에 G2 사이의 긴장감을 다소 누그러뜨리고 중국 역시 주변국들에 대해 함부로 행동할 수 없는 억지력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