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주명호 기자] 수천 곳에 달하는 미국 기업들이 미국 정보당국에 민감한 정보를 제공하고 그 댓가로 혜택을 받아왔다는 주장이 나와 파문이 일고 있다. 또한 제공된 정보가 단순히 방어 수단을 넘어서 미국에 적대적인 세력의 정보를 캐내는데 이용되기도 했다는 내용도 제기됐다.
블룸버그통신은 13일(현지시간) 4명의 관련 소식통을 인용해 IT, 금융, 제조업 기업들이 미 국가안보국(NSA) 등 정보기관에 관련분야의 민감한 정보를 제공한 대신 기밀정보 접근 권한 등 보상 혜택을 받아왔다고 보도했다.
특히 몇몇의 경우 정보가 NSA가 밝힌 것처럼 테러 방어에만 이용된 것이 아니라 적대세력의 컴퓨터에 잠입하는 용도로 이용됐다고 이들은 설명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자사 소프트웨어에 버그(프로그램 오류)가 발생될 시 이를 수정하기 전에 먼저 버그 정보를 정보기관에 제출했다. 이런 정보는 미 당국의 컴퓨터 보안을 강화하는 동시에 테러리스트 미 적대국 컴퓨터에 접근을 가능하게 해줄 수 있다.
인텔의 자회사 맥아피 또한 NSA, FBI, CIA 등에 보안 정보를 제공해왔다. 맥아피 등 보안회사가 제공한 정보는 악의적인 트래픽 조작을 찾을 수 있게 해줘 외국 스파이들을 감시하는 데 주로 사용돼 왔다.
통신사들의 경우 정보 제공을 댓가로 혜택을 요청하기도 했다고 소식통 중 한 명은 밝혔다. AT&T, 버라이즌, 스프린트 넥스텔, 레벨3 커뮤니케이션즈, 센츄리링크는 당국에 이런 정보제공 행위가 기밀법에 의해 처벌받지 않도록 요청했다. 이에 대해 당국은 법적 처벌을 하지 않겠다는 법무부 장관의 승인 서명이 담긴 서류를 각 회사에 전달했다.
정보기관과 기업들의 관계는 이미 전직 NSA 직원 에드워드 스노든이 먼저 폭로한 바 있다. 스노든은 미국이 정보사찰 프로그램 '프리즘'에 대해 밝히면서 정보당국이 구글 등 IT 기업들을 통해 외국인들의 인터넷 대화 기록을 수집해왔다고 주장했다.
소식통은 이에 대해 많은 인터넷 및 통신기업들이 자발적으로 당국에 기기 설계도 등의 정보를 제공해온 것은 맞지만 고객들과의 소통 정보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주명호 기자 (joom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