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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퇴양난 아베노믹스'..일본 국내외 M&A 활기 사라졌다

기사등록 : 2013-06-17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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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전략' 통해 국내 M&A 활성화하려 하나 반감 심해..가와사키-미츠이 결렬 등

[뉴스핌=김윤경 국제전문기자] 일본 정부가 아베노믹스의 '세 번째 화살'로 내놓은 성장 전략 속에는 비효율적 산업의 통합을 추구한다는 내용이 들어있지만 정작 업계에선 통합에 대한 반대 기류가 거세다. 얼마 전까지 공격적으로 진행됐던 해외 기업에 대한 인수합병(M&A) 또한 시들고 있는 상황. 무제한적 양적완화가 내수에 불을 붙였을 지는 모르나 엔저는 해외 기업 사냥을 위한 돈주머니 사정을 악화시키고 있는 것.

17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선박 등의 산업에 있어 M&A를 통해 생산성을 높여 내수 시장에서 살아남고 해외 경쟁력도 키우는 것이 필요하지만 업계에선 저항적이라고 전했다.

가장 최근엔 일본 2위의 조선업체 가와시키중공업 임원들이 '35분간의 쿠데타'로 알려진 임시 이사회를 통해 사장을 내쫓고 미쓰이조선과의 M&A 논의를 백지화한 예가 있다. 하세가와 사토시 전 가와사키중공업 사장 등이 독단적으로 추진한 미쓰이조선과의 합병에 반대한 임원들이 35분만에 이 같은 일을 벌였다. 신임 사장으론 무라야마 시게루 상무가 추대됐다.

전 세계 선박시장에서 일본의 점유율은 갈수록 하락하고 있다. 붉은 선이 일본의 점유율.(출처=월스트리트저널)
이는 일본 내에서 실패하고 있는 다수의 M&A들 가운데 하나. 선박을 비롯, 전자, 화학, 건설 등의 분야는 일본 내에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오히려 해외 시장 점유율을 높일 만한 여력을 찾지 못하며 고전하고 있다.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의 경우 일본 내에서 5개 업체가 경쟁하고 있는데, 한국이 2개, 미국과 유럽이 각각 1개 업체들로 나서고 있는 것에 비해 업체 수가 많다. 일본 내 철도 제조업체도 가와사키를 비롯해 5개나 돼 1개 업체가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한국과 비교해 어려운 상황.

아마리 아키라(甘利明) 일본 경제·재정상은 지난달 말 기자회견에서 "산업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향후 5년간 긴급 구조개혁을 취할 것이며, 새로운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기업간 통합을 촉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최근 산업 경쟁력 위원회는 포화 상태에 있는 산업 내 경쟁사들이 M&A할 경우 세제 혜택을 주는 내용이 담긴 새 성장 전략 최종안을 내놨다.

그러나 세제 혜택만으로 M&A에 불을 붙이기엔 역부족이라는 것이 WSJ의 판단이다. M&A라는 것이 서로 다른 기업문화간의 결합이라 쉽지 않으며, 중복되는 생산설비 폐쇄와 이로 인한 감원 등을 두려워하며 M&A에 대한 반감이 만연해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1년 히타치와 미츠이 중공업의 M&A도 진행됐으나 실패했고, 한 해 전인 2010년 키린 홀딩스와 선토리 홀딩스가 합쳐 안호이저-부시 인베브에 준하는 연 매출 규모의 회사로 부상하려 했지만 결국은 성공하지 못했다.

모리 다카히로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 애널리스트는 "대기업들은 다양한 사업을 거느리고 있고 M&A를 통해 중복된 사업과 생산시설을 어떻게 할 것이냐의 문제 때문에 전체적으로 이득을 볼 수 있는 통합임에도 불구하고 잘 성사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선박 사업의 경우 특히 인원을 줄이기 힘든 업종이며 따라서 M&A를 통한 비용절감이 매우 제한적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아베노믹스는 해외 기업 사냥도 주춤하게 만들고 있다. 딜로직에 따르면 올들어 현재까지 일본 기업들의 해외 기업 M&A 거래규모는 2009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고,  인수 건당 규모도 작년보다 줄어들어 10억달러를 넘긴 인수는 2건 뿐이었다.

[뉴스핌 Newspim] 김윤경 국제전문기자 (s91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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