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고삐 풀린 망아지를 방불케 하는 금융시장을 어떻게 진정시킬까.
지난달 22일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양적완화(QE) 축소 가능성을 언급한 이후 글로벌 자산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치솟았다.
불안정한 시장 흐름이 지속되자 투자자와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을 향한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문제는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처방이 엇갈린다는 점이다. 결자해지 측면에서 원인을 제공한 연준이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는 데 이견이 없지만 원하는 답이 제각각이라는 얘기다.
일부에서는 연준이 당분간 자산 매입 축소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경제 펀더멘털 측면의 문제가 아니라 국내외 금융시장의 걷잡을 수 없는 변동성과 비난의 화살에 연준이 백기를 들 것이라는 얘기다.
반면 일부 투자가들은 오히려 연준이 대범한 자세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위 여건에 밀려 발을 뺄 경우 불확실성을 제거할 수 없으며, 이보다는 자산 매입 축소에 나서되 시점과 방법을 포함한 구체적인 계획을 명확하게 전달하는 편이 시장의 안정을 회복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의견이다.
소시에떼 제네랄의 키트 주크스 전략가는 “주식과 외환을 중심으로 금융시장이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요동을 치고 있다”며 “현 시점에서 필요한 것은 연준의 명확한 가이드라인”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일부 투자가들은 연준이 실제로 자산 매입 축소를 단행할 경우 글로벌 금융시장의 유동성이 줄어들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해 ECB와 일본은행(BOJ)이 부양책의 강도를 높이도록 압박을 받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연준의 통화정책이 그밖에 선진국의 행보와 맞물리면서 금융시장의 방향성 없는 쏠림과 투기적인 움직임이 지속될 것이라는 얘기다.
컴벌랜드 어드바이저의 데이비드 코톡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애초에 연준을 포함한 선진국 중앙은행 정책자들이 시장과의 커뮤니케이션에 실패했다”며 “시장은 이번주 연준의 통화정책 회의가 이를 바로잡을 기회라고 여기고 있지만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는 여지가 그리 많지 않다”고 주장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