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주식 대비 금의 상대적인 가치가 4년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유로존의 부채위기가 한풀 꺾인 데 따라 안전자산의 매력이 떨어진 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자산 매입 축소 가능성이 고개를 들면서 금에 대해 ‘팔자’가 두드러진다.
여기에 인플레이션에 대한 리스크가 크게 하락한 데 따라 금의 투자 수요가 더욱 위축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억만장자 투자가 존 폴슨이 금에 투자했다가 커다란 손실을 입은 가운데 헤지펀드의 하락 베팅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17일(현지시간) 업계에 따르면 S&P500 지수에 대한 금 현물 가격이 최근 1년 사이 30% 가량 하락했다.
지난 달 17일 금의 상대 가치는 0.815를 기록해 2008년 11월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이후 금의 가치가 완만하게 상승했지만 여전히 0.852로 저조한 상황이다.
금값은 올들어 17% 급락했다. S&P500 지수가 15% 가량 상승한 것과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모습이다.
금은 2000년 이후 해마다 연간 기준 상승을 기록했으나 올해 13년만에 손실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ETF 증권의 마이크 맥글론 리서치 디렉터는 “주식시장으로 뭉칫돈이 몰려드는 데 반해 금은 하락 베팅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2008년 미국 금융위기 이후 금값은 58% 급등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따르면 같은 기간 글로벌 국가 부채는 23조달러 늘어났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연준이 매월 850억달러 규모의 자산 매입을 최소한 올해 말까지 지속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헤지펀드는 연준을 포함한 선진국 중앙은행이 부양책을 축소할 것이라는 관측으로 투자 비중을 떨어뜨리는 움직임이다.
헤지펀드를 포함한 기관 투자자의 금 순매수 포지션은 지난 11일 기준 한 주 동안 4.1% 줄어든 5만4779계약으로 집계됐다.
금과 연계된 상장지수펀드(ETF)의 자산 규모는 연초 이후 20%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프로스트 인베스트먼트 어드바이저의 테드 하퍼 펀드매니저는 “연준이 실제로 양적완화(QE)를 축소하기 시작하면 금값 하락이 더욱 큰 폭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